근저당과 가압류가 덕지덕지 붙은 집, 은행 대출 안 갚고 명의만 가져올 수 있을까?

 

폭탄 돌리기 게임에 초대된 남자

"이야, 이 집 정말 시세보다 1억이나 싸네요? 권리 관계만 복잡하지 않으면 당장 계약하고 싶은데."

30대 후반의 직장인 강민수 씨는 서울 외곽의 2층 단독주택을 보고 눈이 뒤집혔다. 넓은 마당에 남향, 그런데 가격은 주변 빌라 전세가 수준이었다. 등기부등본을 떼어보기 전까지는 그야말로 '로또'인 줄 알았다.

민수 씨가 등기부등본 '을구'를 확인했을 때, 그곳은 마치 전쟁터 같았다. 

1순위: OO은행 근저당 3억 원 

2순위: 김철수(개인) 근저당 5천만 원 

3순위: (주)대부업체 가압류 3천만 원

"아니, 이게 다 뭡니까? 이 집주인은 도대체 빚이 얼마예요?"

민수 씨의 질문에 중개보조원은 땀을 삐질 흘리며 변명하듯 말했다. 

"아유, 사장님. 겁먹을 거 없어요. 이거 다 안고 사시면 돼요. 은행 대출 3억은 그냥 사장님이 승계해서 이자 내시면 되고, 개인 빚이랑 가압류도 일단 명의 넘겨받은 다음에 천천히 갚으면 되잖아요? 그럼 당장 현금 1억만 있으면 이 집이 사장님 거라니까요?"

민수 씨는 솔깃했다. 당장 목돈이 부족했던 그에게 '대출 승계'와 '채무 인수'는 달콤한 유혹이었다. 은행 가서 새로 대출 심사받기도 귀찮고, 그냥 집주인 이름만 바꾸면 되는 줄 알았다.

"그래요? 그럼 은행 대출 안 갚고 그냥 제 명의로 돌리는 걸로 합시다."

그렇게 덜컥 가계약금을 넣으려던 찰나, 법무사 사무장인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야, 너 미쳤냐? 은행이 호구야? 네 신용도 안 보고 대출을 그냥 넘겨주게? 그리고 가압류 걸린 집을 안고 산다고? 그 대부업체가 본안 소송 이겨서 경매 넘기면 너 소유권 넘겨받자마자 집 날리는 거야! 그건 집을 사는 게 아니라 시한폭탄을 돈 주고 사는 거라고!"

친구의 불호령에 민수 씨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은행에 전화해 보니 담당자의 답변은 차가웠다. 

"고객님, 매도인의 대출을 상환하지 않고 명의만 변경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채무인수 심사를 통과하시거나, 기존 대출을 전액 상환하고 신규 대출을 일으키셔야 합니다. 그리고 가압류가 말소되지 않으면 저희는 대출 자체를 실행해 드릴 수 없습니다."

민수 씨는 식은땀을 흘리며 중개업소를 빠져나왔다. '안고 산다'는 말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 하마터면 전 재산을 허공에 날릴 뻔한 아찔한 오후였다.

부동산거래, 근저당설정, 가압류해지, 대출승계, 권리분석



💡 은행 대출은 '몰래' 가져갈 수 없으며, 모든 빚은 잔금 때 '동시 말소'해야 합니다

질문자님의 상황에 대한 명확한 결론부터 말씀드립니다. 은행 대출을 갚지 않고(상환 없이) 단순히 등기상 명의만 매수자 앞으로 바꾸는 것은 은행 실무상 불가능하며 매우 위험합니다.

핵심 결론 요약:

  1. 은행 근저당 (대출 승계 불가 원칙): 은행은 담보물(집)의 주인이 바뀌면 대출금 회수를 원칙으로 합니다. 매수자가 기존 대출을 그대로 가져가려면 은행의 '채무인수(면책적 채무인수)' 심사를 거쳐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단순히 매도인과 매수자가 합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승인이 안 나면 기존 대출을 전액 상환해야 소유권 이전이 가능합니다.

  2. 개인 근저당 & 가압류 (안고 사기 금지): 법적으로는 가압류나 개인 근저당을 안고 매수하는 것이 가능은 합니다(이행인수). 하지만 이는 자살행위입니다. 전 주인이 빚을 갚지 않아 경매가 진행되면, 질문자님은 소유권을 잃게 됩니다.

  3. 유일한 해결책: 잔금 지급일에 매매 대금으로 은행 대출, 개인 근저당, 가압류를 모두 상환 및 말소(해지)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진행해야 합니다. 이를 '동시이행'이라고 합니다.


📝 복잡한 권리 관계, 안전하게 내 집 만드는 법

집에 빚이 덕지덕지 붙어 있을 때, 이를 안전하게 처리하는 과정은 외과 수술처럼 정교해야 합니다. 질문자님이 오해하고 계신 부분과 올바른 절차를 상세히 풀어드립니다.

1. 은행 대출 승계에 대한 오해 (면책적 채무인수) 🏦

질문자님은 "은행 대출을 안 갚고 명의 변경이 안 되나요?"라고 물으셨습니다.

  • 등기소의 입장: 등기소는 은행 대출 상환 여부와 상관없이 소유권 이전 등기를 받아줍니다. 즉, 빚이 있는 상태로 명의는 넘어옵니다.

  • 은행의 입장 (중요): 은행은 대출 약정서에 '담보물의 소유권 변동 시 기한의 이익 상실(즉시 상환)' 조항을 넣어둡니다. 즉, 은행 몰래 명의를 넘겨받으면 은행은 즉시 경매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 올바른 방법: 기존 대출을 그대로 쓰고 싶다면 은행에 가서 '채무인수 신청'을 해야 합니다. 이때 은행은 매수자(질문자님)의 소득, 신용점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다시 심사합니다. 요즘은 대출 규제가 강해서 승계가 거절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통상적으로는 매도인의 대출을 갚고(말소), 매수자가 새롭게 대출(설정)을 받습니다.

2. 가압류와 개인 근저당의 위험성 💣

"개인 근저당이랑 가압류는 가지고 명의 변경 가능하다"고 알고 계신 점이 가장 위험합니다.

  • 가압류의 효력: 가압류는 채권자가 "이 집 주인한테 돈 받을 거 있으니 집 팔아먹지 못하게 찜해두는 것"입니다. 질문자님이 가압류가 걸린 상태로 집을 사면, 나중에 채권자가 전 주인과의 소송에서 이겨 강제경매를 신청할 때, 질문자님의 집이 경매로 날아갑니다. 질문자님은 빚쟁이도 아닌데 집을 뺏기는 것입니다.

  • 개인 근저당: 은행보다 더 무서운 게 개인(사채 등) 근저당입니다. 언제 경매를 넣을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3. 안전한 매수 절차 (동시이행 프로세스) 🛡️

이런 집을 살 때는 반드시 법무사를 통해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해야 합니다.

  1. 계약서 특약 작성:

    "잔금 지급과 동시에 매도인은 은행 근저당, 개인 근저당, 가압류 등 소유권을 제한하는 모든 권리를 말소한다. 위반 시 계약은 해제하고 배액 배상한다."

  2. 잔금일 당일 (법무사 입회 필수):

    • 매수자(질문자님)가 잔금을 준비합니다. (본인 현금 + 본인의 신규 담보대출)

    • 법무사와 함께 은행에 방문하여 매도인의 대출을 상환하고 '말소비용 영수증' '위임장'을 받습니다.

    • 개인 채권자(근저당권자, 가압류권자)를 은행이나 부동산으로 부릅니다.

    • 그들 눈앞에서 돈을 입금해 주고, 즉시 '근저당 말소 서류''가압류 취하 및 해제 신청서'를 받습니다.

  3. 등기 접수:

    • 법무사가 이 모든 서류(소유권 이전 + 근저당 말소 + 가압류 말소)를 한 묶음으로 들고 등기소에 접수합니다.

    • 이렇게 해야 깨끗한 등기부등본을 가진 집이 질문자님의 것이 됩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A)

Q1. 매도인이 "잔금 먼저 주면 내가 알아서 빚 갚고 등기 정리해 줄게"라고 합니다. 

👉 절대 안 됩니다! 이것이 전형적인 부동산 사기 수법입니다. 잔금을 받은 매도인이 빚을 갚지 않고 도망가거나 딴 곳에 써버리면, 질문자님은 빚더미에 앉은 집을 떠안게 됩니다. 반드시 법무사가 직접 상환하거나, 채권자가 보는 앞에서 상환해야 합니다.

Q2. 가압류권자가 연락이 안 되면 어떻게 하나요? 

👉 계약을 진행하면 안 됩니다. 잔금 날 가압류를 풀어야 하는데 채권자가 나타나지 않거나 돈을 더 달라고 버티면 가압류를 말소할 수 없습니다. 가압류권자와의 합의 금액과 말소 서류 준비 여부를 잔금일 전에 확실히 체크해야 합니다.

Q3. 제 신용도가 낮아서 대출 승계가 안 되면 계약금은 돌려받나요? 

👉 특약이 없다면 못 돌려받습니다. 대출 승계나 신규 대출이 안 될 경우를 대비해, 계약서에 "매수인의 사정으로 대출 승계나 신규 대출이 불가할 경우, 위약금 없이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을 반환한다"는 조항을 반드시 넣으셔야 합니다.

Q4. 개인 근저당이 있는데 은행에서 제 앞으로 대출을 해주나요? 

👉 아니요, 안 해줍니다. 은행은 자신들이 1순위가 되기를 원합니다. 선순위 개인 근저당이나 가압류가 말소되는 조건(상환 말소 조건부 대출)으로만 대출을 승인해 줍니다. 즉, 잔금 날 은행 법무사가 나와서 그 빚들이 없어지는지 두 눈으로 확인하고 돈을 줍니다.

Q5. 이런 복잡한 집은 안 사는 게 낫나요? 

👉 권리 분석만 확실하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권리 관계가 복잡해서 일반인들이 꺼리기 때문에 시세보다 저렴하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가(공인중개사, 법무사)의 도움을 받아 잔금 날 모든 빚을 '세탁'할 수만 있다면 좋은 가격에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보자가 직거래나 혼자서 처리하기엔 위험 부담이 큽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