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한가운데가 뚫린 이유는? 은평뉴타운 아이파크와 이촌동 동부센트레빌의 건축 비밀
건물 한가운데가 뚫린 이유는? 은평뉴타운 아이파크와 이촌동 동부센트레빌의 건축 비밀
- 건물 중앙을 비우는 설계는 조망 확보, 도시경관 개선, 개방감 형성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질 수 있습니다.
- 은평뉴타운 아이파크 포레스트 게이트는 독특한 외관과 주변 자연경관을 고려한 오피스텔입니다.
- 이촌동 동부센트레빌 103동의 빈 공간은 뒤편 정우아파트의 한강 조망권 문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습니다.
- 일조권과 조망권은 법적으로 판단하는 기준과 보호 범위가 다릅니다.
- 건물의 빈 공간은 단순한 디자인을 넘어 주변 건물과 도시환경의 관계를 보여줍니다.
서울의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살펴보다 보면 조금 이상한 건물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멀쩡한 고층 건물인데 한가운데가 거대한 네모 형태로 비어 있거나, 여러 층에 걸쳐 공간을 통째로 비워둔 건물들입니다.
땅값이 비싸고 건물을 높이 올리는 서울에서 일부 공간을 비워둔다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선택입니다. 그만큼 건물의 구조와 배치에는 외관만 보고 알기 어려운 사정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은평뉴타운의 아이파크 포레스트 게이트와 용산구 이촌동 동부센트레빌입니다. 두 건물은 중앙에 커다란 빈 공간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형태가 만들어진 배경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1. 건물 한가운데를 비우는 설계는 왜 등장했을까?
고층 건물의 일부를 비우는 것은 단순한 장식이 아닐 수 있습니다. 조망을 확보하거나 주변 경관과 연결하고, 개방감을 높이면서 독특한 건축적 정체성을 만드는 방법으로 활용됩니다.
일반적인 아파트는 주어진 대지와 건축 규제 안에서 주거 공간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방향으로 설계됩니다. 그래서 비슷한 형태의 건물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건물 가운데를 비우면 시각적인 효과가 달라집니다. 거대한 외벽이 막고 있던 하늘이 보이고, 건물 너머의 산이나 강이 하나의 풍경처럼 드러날 수 있습니다. 도시에서 건축물이 차지하는 면적만큼이나 건축물 사이에 남겨지는 공간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건물의 일부를 의도적으로 비운 공간은 건축 분야에서 보이드(Void)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다만 보이드의 목적은 건물마다 다릅니다. 중정이나 아트리움처럼 내부 공간을 구성하기 위한 경우도 있고, 외부 경관을 열어두기 위해 활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빈 공간을 만든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건물 구조를 안전하게 지탱해야 하고, 이용 가능한 면적과 공사비도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특이한 외관에는 건축 디자인뿐 아니라 사업 조건과 주변 환경을 함께 조정한 결과가 담겨 있을 수 있습니다.
2. 은평뉴타운 아이파크 포레스트 게이트는 왜 가운데가 뚫렸을까?
아이파크 포레스트 게이트의 중앙 개구부는 아이파크 브랜드의 'I'를 형상화한 디자인과 관련이 있습니다. 주변 자연환경과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고려해 개방적이고 입체적인 외관을 구현한 것이 특징입니다.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 위치한 아이파크 포레스트 게이트는 구파발역과 은평뉴타운 일대에서 눈길을 끄는 건축물입니다. 멀리서 보면 두 개의 고층 건물이 하늘 위에서 연결된 거대한 문처럼 보입니다.
이 건물은 건축사무소 운생동이 디자인에 참여한 오피스텔입니다. 분양 당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은평뉴타운의 관문이라는 입지적 특성을 고려하면서 도시경관과 자연환경, 주변 스카이라인을 함께 반영했습니다. 중앙의 형태는 브랜드명 아이파크의 알파벳 'I'를 형상화한 것으로 소개됐습니다.
이 건물이 자리한 은평뉴타운은 북한산과 가까운 지역입니다. 건축물이 도시와 산의 풍경을 완전히 단절하는 대신, 열린 형태를 통해 개방적인 인상을 주는 점이 특징입니다. 다만 북한산 조망만을 위해 중앙을 비웠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여러 설계 요소가 결합된 결과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저층부와 외부 공간에는 녹지와 커뮤니티 시설을 배치하는 계획도 반영됐습니다. 단순히 특이한 외벽을 만든 것이 아니라 건물의 외관, 생활 공간, 주변 환경을 하나의 설계 개념으로 연결하려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3. 이촌동 동부센트레빌 103동의 빈 공간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이촌동 동부센트레빌 103동의 특이한 구조는 뒤편 정우아파트 주민들의 한강 조망권을 확보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재건축 과정에서 발생한 조망권 갈등이 실제 건물 설계에 반영된 사례입니다.
동부이촌동 한강변에 있는 동부센트레빌은 2001년 준공된 아파트 단지입니다. 여러 동 가운데 특히 103동은 일반적인 아파트와 전혀 다른 외관을 보여줍니다. 건물 중앙의 아래쪽 여러 층이 비어 있고, 그 공간에는 독특한 지그재그 형태의 조형 구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2001년 7월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103동은 총 25층 가운데 1층부터 13층까지 중앙 두 개 라인에 아파트를 배치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뒤편에 위치한 정우아파트의 한강 조망권을 보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시 동부건설 측 설명에 따르면 옛 강변복지아파트를 재건축하는 과정에서 뒤편 정우아파트 주민들이 고층 건물 신축에 따른 조망권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결국 일부 층의 주거 공간을 비우는 방식으로 갈등을 조정했고, 그 결과가 지금의 독특한 건물 형태로 남았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단순히 건축사가 예쁜 건물을 만들기 위해 선택한 형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주변 주민들의 조망 문제와 재건축 사업의 현실적인 조정 과정이 건물 외관을 바꾼 것입니다. 외부에서 보면 독특한 디자인이지만 그 뒤에는 실제 이해관계와 협의의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4. 일조권과 조망권은 무엇이 다를까? 한강 전망도 법적으로 보호받을까?
일조권은 햇빛을 받을 수 있는 생활환경과 관련되며 건축법상 일조 확보를 위한 높이 제한 등의 규정과 연결됩니다. 조망권은 창밖의 특정 경관을 바라볼 이익에 관한 것으로, 모든 경우에 동일하게 보호되는 권리는 아닙니다.
아파트를 선택할 때 햇빛이 잘 들어오는지, 거실에서 한강이나 산이 보이는지는 중요한 조건입니다. 두 요소 모두 주거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지만 법적 성격은 다릅니다.
일조권은 건축법상 일조 확보를 위한 건축물 높이 제한 등과 연결됩니다. 또한 신축 건물 때문에 기존 주택의 햇빛이 심각하게 차단되는 경우에는 구체적인 침해 정도에 따라 민사상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모든 지역과 건물에 동일한 조건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용도지역과 건축물 배치 등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반면 조망권은 주변의 산, 강, 바다, 공원과 같은 경관을 바라볼 수 있는 이익에 관한 문제입니다. 한강이 보이던 아파트 앞에 새로운 고층 건물이 들어선다고 해서 언제나 법적으로 기존 전망을 유지할 권리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적 보호 여부는 해당 경관의 특성과 주변 여건, 침해 정도 등을 종합해 판단하게 됩니다.
이촌동 동부센트레빌 사례는 이러한 차이를 보여줍니다. 당시 건물 중앙을 비우는 결정은 모든 아파트가 의무적으로 따라야 하는 일률적인 조망권 규정 때문이라기보다, 재건축 과정에서 제기된 주민들의 요구와 사업 관계자의 조정에 따른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5. 은평뉴타운과 이촌동의 독특한 건축물, 무엇이 다를까?
두 건물 모두 중앙의 빈 공간이 인상적이지만 설계 배경은 다릅니다. 아이파크 포레스트 게이트는 건축적 상징성과 도시경관을 강조했고, 동부센트레빌은 주변 주민들과의 조망권 갈등을 조정한 결과가 외관에 반영됐습니다.
은평뉴타운의 아이파크 포레스트 게이트는 건축물 자체가 하나의 도시적 상징이 되도록 계획된 사례입니다. 중앙의 빈 공간과 연결된 상부 구조가 독특한 실루엣을 형성하고, 주변 자연환경과 도시 풍경을 함께 고려한 디자인으로 소개됐습니다.
반면 이촌동 동부센트레빌은 건축 과정에서 주변 주민들의 생활환경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습니다. 앞에 들어서는 건물이 뒤쪽 아파트의 한강 전망을 가릴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고, 중앙의 일부 세대 공간을 비우는 방식으로 설계가 조정됐습니다.
두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공통점은 고층 건물이 단순히 건물 내부의 사용자만을 위해 설계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어떤 풍경을 바라보는지, 기존 주민들의 생활과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따라 건축의 형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이한 건축물의 가치는 외관만으로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공간을 비운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하면 그 건물이 지어진 시대의 주거환경과 도시계획, 주민 간 이해관계까지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한눈에 보는 핵심 정리
- 건축적 개방감: 건물 중앙을 비우면 주변 경관과 하늘이 보이는 시각적 통로가 생길 수 있습니다.
- 은평뉴타운 사례: 아이파크 포레스트 게이트는 브랜드의 상징성과 자연환경, 도시경관을 고려한 디자인입니다.
- 이촌동 사례: 동부센트레빌 103동은 뒤편 정우아파트의 한강 조망권 문제를 반영해 일부 층을 비웠습니다.
- 법적 차이: 일조권과 조망권은 보호 기준이 다르며, 조망권이 모든 상황에서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 건축의 의미: 건물의 빈 공간에는 디자인뿐 아니라 주변 환경과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담길 수 있습니다.
| 구분 | 아이파크 포레스트 게이트 | 이촌동 동부센트레빌 |
|---|---|---|
| 위치 | 서울 은평구 진관동 | 서울 용산구 이촌동 |
| 건물 유형 | 오피스텔 | 아파트 |
| 외관 특징 | 상부가 연결된 대형 중앙 개구부 | 103동 1~13층 중앙 일부 공간 개방 |
| 주요 배경 | 건축적 상징성과 도시경관 | 뒤편 아파트의 한강 조망권 |
| 주변 환경 | 은평뉴타운과 북한산 | 한강과 기존 주거단지 |
| 건축적 의미 | 자연과 도시의 시각적 연결 | 주민 간 조망 갈등의 조정 |
건물의 빈 공간에서 읽을 수 있는 도시의 이야기
건물은 완성된 모습만 보면 설계자의 의도를 모두 알기 어렵습니다. 건축물이 세워지기 전 어떤 환경이 있었는지,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 누구의 요구가 반영됐는지까지 살펴봐야 그 형태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은평뉴타운 아이파크 포레스트 게이트의 거대한 개구부는 도시경관을 고려한 건축 디자인의 특징을 보여줍니다. 이촌동 동부센트레빌의 빈 공간은 한강 조망을 둘러싼 주민들의 요구가 실제 설계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두 건물은 서로 다른 이유로 빈 공간을 갖게 되었지만 도시 건축에서 중요한 공통된 질문을 남깁니다. 새로운 건물이 들어설 때 기존의 도시 풍경과 주변 사람들의 생활을 어디까지 고려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도시에서 중요한 것은 건물이 얼마나 높이 올라갔느냐뿐 아니라, 그 건물이 주변에 어떤 공간을 남겼느냐이기도 합니다.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건물의 구멍 하나가 서울의 도시계획과 주거문화, 이웃 간 이해관계를 읽을 수 있는 작은 창이 되는 셈입니다.
출처
뉴스와이어 · 은평뉴타운 아이파크 포레스트 게이트 분양 및 건축 디자인 소개
국토일보 · 은평뉴타운 아이파크 포레스트 게이트 오피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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