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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친구, 그리고 달콤한 독이 든 성배
29세 사회초년생 민재는 퇴근 후 무거운 발걸음으로 본가에 들어섰다. 현관에는 낯선 구두 한 켤레가 놓여 있었다. 거실에는 아버지와 한 중년 남성이 앉아 있었다.
"민재 왔니? 인사해라. 아빠 옛날 사업 파트너였던 최 사장님이시다."
기름진 머리에 명품 정장을 입은 최 사장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민재에게 악수를 청했다.
"자네가 민재군? 이야기 많이 들었네. 아주 훤칠하구만."
식탁 위에는 낡은 아버지의 통장과 몇 장의 서류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아버지는 들뜬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민재야, 최 사장님이 우리 집 빚, 그 지긋지긋한 1억 5천을 한 번에 정리해 줄 방법을 가져오셨다."
내용은 이랬다. 최 사장은 부동산 투자로 큰돈을 버는 사람인데, 이번에 대박이 날 분양 아파트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최 사장은 이미 다주택자라 세금 문제로 본인 명의를 쓸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민재야, 너는 무주택자고 신용도 깨끗하잖니. 네 이름으로 계약만 하고, 계약금이랑 중도금 대출 이자는 내가 다 낼 거다. 그리고 아파트값이 오르면 바로 '전매'해서 팔 거야. 그때 생기는 차익으로 너희 아버지 빚 싹 갚고, 너한테도 수고비 넉넉히 챙겨주마. 너는 펜 하나 들고 서명만 하면 돼."
아버지는 이미 최 사장의 구세주 같은 제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민재는 찝찝했다.
"사장님, 그렇게 확실한 거면 사장님 가족분들 명의로 하시면 되잖아요?"
최 사장은 허허 웃으며 손을 저었다.
"가족들은 이미 다 썼지. 그리고 내가 자네 아버지를 형님처럼 모시는데, 남한테 이 좋은 걸 왜 주겠나? 나 믿고 딱 눈 한번 감아. 법적으로 아무 문제없어."
결국 민재는 아버지의 간곡한 부탁과 '빚 청산'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 분양 계약서와 중도금 대출 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최 사장의 말대로 계약금은 그가 입금했고, 대출도 실행되었다.
1년 후, 악몽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이 속출했고, 거래는 실종되었다. 전매를 해서 빚을 갚기는커녕, 분양가보다 시세가 떨어져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불안해진 민재는 최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원이 꺼져 있어..."
최 사장은 잠적했다. 그리고 며칠 뒤, 은행에서 독촉장이 날아왔다.
[중도금 대출 이자 미납 안내 및 원금 상환 독촉]
최 사장이 낸다던 이자는 몇 달째 연체되어 있었고, 곧 입주 지정 기간이 다가오는데 잔금을 치르지 않으면 계약이 해지되고 거액의 위약금을 물어야 했다. 은행은 명의자인 민재에게 모든 책임을 물었다.
"아빠, 최 사장 연락돼요?"
"아니... 그 사람이 그럴 리가 없는데..."
아버지는 망연자실해 바닥에 주저앉았다. 민재의 앞으로는 갚을 길 없는 수억 원의 빚과, '부동산 실명법 위반'으로 인한 경찰 조사 통지서만이 남아 있었다. 빚을 갚으려던 효심은 신용불량자라는 족쇄가 되어 민재의 발목을 찍어버렸다.
🛑 문제 해결: 절대 해서는 안 될 위험한 거래
결론부터 말씀드립니다.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제안을 받아들이시면 안 됩니다. 질문자님이 처한 상황(부모님의 채무, 효심)을 이용한 전형적인 '부동산 명의대여 사기' 또는 '악성 물량 떠넘기기' 수법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 거래를 진행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과 법적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모든 채무의 책임은 '명의자'에게 있습니다.
은행은 '실제 주인이 누구냐'를 따지지 않습니다. 서류상 이름이 적힌 질문자님에게 중도금 대출 원금과 이자, 잔금 상환을 독촉합니다.
지인이 돈을 갚지 않고 잠적하거나(위 소설처럼), 경기가 안 좋아져서 전매가 불가능해지면 그 수억 원의 빚은 고스란히 질문자님의 몫이 됩니다.
질문자님마저 신용불량자가 되어 사회생활이 불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주택법 및 부동산실명법 위반).
분양권 명의를 빌려주는 행위 자체는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부동산실명법) 위반입니다. 적발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또한,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에 이를 팔거나 알선하는 행위, 명의를 대여해 청약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는 주택법 위반으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입니다.
세금 폭탄과 과태료.
차익이 발생한다고 해도, 양도소득세는 명의자인 질문자님에게 부과됩니다. 지인이 세금을 안 내고 도망가면 국세청은 질문자님의 통장을 압류합니다.
부동산 가액의 최대 30%에 달하는 과징금이 부과됩니다.
1억 5천만 원 차익의 허구성.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 분양권 전매로 단기간에 1억 5천만 원의 순수익을(세금 떼고) 남기는 것은 극히 어렵습니다.
만약 그 정도로 확실한 물건이라면, 재력가라는 그 지인은 본인의 친인척을 동원해서라도 했을 것입니다. 굳이 신용불량자인 친구의 자녀 명의를 빌린다는 것은 '리스크(위험)를 떠넘기기 위함'입니다.
💡 '명의'는 타인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인의 "명의만 빌려주면 된다"는 말은 "네가 감옥에 가고 빚을 다 떠안아라"는 말과 동의어입니다. 질문자님은 금융 지식이 없다고 하셨지만, 이것 하나만 기억하십시오. 금융과 부동산에서 '명의'는 곧 '책임'입니다.
현실적인 조언:
단호한 거절: "법적으로 문제가 되면 제가 감당할 수 없다. 제 신용까지 망가지면 우리 가족은 정말 끝이다"라고 부모님과 지인에게 명확히 거절 의사를 밝히십시오.
부모님 설득: 부모님은 빚 때문에 판단력이 흐려져 있을 수 있습니다. "이건 사기일 확률이 높고, 잘못되면 나까지 파산한다"는 점을 인지시켜 드려야 합니다.
지인 차단: 계속 권유한다면 그 사람은 사기꾼입니다. 연락을 끊으십시오. 진짜 도와줄 사람이라면 현금을 빌려주지, 자녀를 범죄의 길로 끌어들이지 않습니다.
현재의 빚 1억 5천만 원은 개인회생이나 파산 등을 통해 법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지, 이런 불법적인 '한탕'으로 해결하려다가는 빚이 5억, 10억으로 불어날 수 있습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A)
Q1. 지인이 '이행각서'나 '공증'을 써준다고 합니다.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나요?
👉 A. 아니요, 보호받을 수 없습니다. 명의대여 약정 자체가 '불법'이므로, 불법 행위에 대한 각서는 법적 효력이 없습니다(민법상 반사회적 법률행위). 공증을 받아봤자 은행은 그 종이 쪼가리에 관심이 없습니다. 은행은 오직 명의자인 질문자님의 재산을 압류할 것입니다. 또한, 나중에 지인을 고소하려 해도 그 각서가 질문자님 스스로 범죄에 가담했다는 '자백 증거'가 되어 처벌받게 됩니다.
Q2. 분양권 전매가 합법적인 지역이라면 괜찮지 않나요?
👉 A. 전매가 합법이라도 '명의신탁'은 불법입니다. 전매 제한이 풀린 지역이라서 파는 것 자체는 가능할지 몰라도, 애초에 남의 돈으로 내 명의를 써서 계약한 것 자체가 부동산실명법 위반입니다. 또한, 양도세 등의 세금 문제에서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세무조사를 받게 되면 차명 거래가 들통나 막대한 가산세와 벌금을 물게 됩니다.
Q3. 만약 이미 계약을 했다면 어떻게 빠져나오나요?
👉 A. 최대한 빨리 전문가(변호사)와 상담해야 합니다. 계약금 포기하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지(중도금 대출 실행 전이라면 가능성 있음), 아니면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나 '사기'를 주장할 수 있는지 법리적 검토가 필요합니다. 대출이 이미 실행되었다면 상황이 매우 복잡해지므로, 하루라도 빨리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Q4. 지인은 정말 부자이고 저를 도와주려는 것일 수도 있지 않나요?
👉 A. 냉정하게 생각해보세요. 정말 부자라면 1억 5천만 원을 그냥 빌려주거나, 본인 능력으로 투자해서 수익금만 주면 됩니다. 굳이 리스크가 큰 분양권 시장에, 그것도 타인의 명의를 빌려서 들어간다는 건 '본인 명의로는 대출이 안 나오거나', '세금을 탈루해야 하거나', '손실이 날 경우 꼬리 자르기'를 하기 위함입니다. 선의로 포장된 독사과임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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