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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오피스텔엔 여왕님이 산다
"아니, 글쎄 안 된다니까요! 남자는 절대 안 돼요. 냄새나서 싫어."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집주인 아주머니의 목소리는 단호하다 못해 신경질적이었다. 수화기를 쥔 준영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벌써 세 번째였다.
준영은 지난 5월, 역세권 오피스텔에 입주했다. 깔끔한 풀옵션, 뻥 뚫린 뷰. 모든 게 완벽했다. 하지만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법. 갑작스러운 지방 발령으로 입주 8개월 만에 방을 빼야 할 처지가 되었다.
계약 기간이 남았으니 다음 세입자를 구하는 건 당연히 준영의 몫이었다. 그는 직방, 다방, 피터팬... 올릴 수 있는 모든 곳에 매물을 올렸고, 발품 팔아 부동산 다섯 군데에 방을 내놓았다. 위치가 좋아 연락은 빗발쳤다.
첫 번째 방문자는 말끔한 정장을 입은 30대 회사원이었다.
"방 좋네요. 당장 계약금 넣겠습니다."
준영은 쾌재를 불렀다. 바로 부동산에 연락해 조율을 부탁했다. 그런데 10분 뒤, 부동산 실장님에게서 난감한 목소리로 전화가 왔다.
"저기... 준영 씨, 임대인분이 남자는 안 받으시겠대요."
"네? 그게 무슨 소리예요? 저 들어올 땐 그런 말 없으셨잖아요."
"그러게요. 갑자기 마음이 바뀌셨나... 이번엔 여자분만 받고 싶으시다네요."
황당했지만, '그럴 수도 있지' 하며 넘겼다. 두 번째 방문자는 대학원생 남학생이었다. 역시나 거절.
"담배 피울 것 같아서 싫대."
"아니, 비흡연자라니까요!"
"그냥 남자가 싫으시다네. 어쩌냐..."
시간은 흐르고 이사 날짜는 다가왔다. 준영의 속은 타들어 갔다. 월세는 이중으로 나가게 생겼고, 보증금 3천만 원은 묶여 있었다. 드디어 어제, 조건이 딱 맞는 남성 세입자가 나타났다. 입주 날짜도 준영의 이사 날짜와 완벽했다. 준영은 집주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어머니, 이번에 진짜 괜찮은 분이에요. 공무원이고 술담배 안 하신대요."
"아, 글쎄 남자는 험하게 써서 안 받는다니까! 여자 구해와, 여자!"
"어머니, 지금 계약서에도 없는 내용을 갑자기 말씀하시면 어떡해요. 저 이사 가야 하는데, 여자분만 기다리다가 한 달 넘게 방이 안 나가잖아요!"
"그건 총각 사정이지! 꼬우면 계약 기간 다 채우고 나가든가!"
뚝. 전화가 끊겼다. 준영은 멍하니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보았다. 계약서 특약 사항 어디를 씻고 봐도 '여성 전용'이라는 글자는 없었다. 입주할 때 자신(남자)은 넙죽 받아놓고, 나갈 때는 여자만 데려오라니. 이건 명백한 갑질이었다.
그는 더 이상 착한 세입자로 남지 않기로 했다. 노트북을 열고 '내용증명' 양식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이 오피스텔의 '여왕'에게, 법의 논리로 반기를 들 시간이었다.
임대인의 부당한 조건 변경에 대한 대처법
질문자님의 상황은 정말 답답하고 억울한 상황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임대인의 무리한 요구로 인한 세입자 확보 실패는 임차인의 책임이 아님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계약 기간 중도 퇴실은 원칙적으로 임차인의 계약 위반이므로,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고 중개수수료를 부담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하지만, 임대인이 계약 당시에 없던 까다로운 조건(성별 제한, 애완동물 금지 등)을 갑자기 내세워 '세입자 확보를 방해'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 핵심 해결 전략
계약서 재확인: 특약 사항에 "여성에게만 임대한다" 또는 "임대인의 동의 없는 양도 금지(이건 일반적이나 사유가 중요)" 조항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없다면 질문자님에게 유리합니다.
증거 수집: 부동산 중개인과의 통화 녹음, 문자 내역 등을 확보하세요. "남성 세입자가 계약하려 했으나 임대인이 성별을 이유로 거절했다"는 사실을 중개사를 통해 확인받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용증명 발송: 더 이상 말로 설득이 안 된다면 공식 문서를 보내야 합니다. (아래 블로그 글에서 상세 양식 제공)
월세 부담 거부 주장: "나는 충분히 낼 능력이 되는 임차인을 주선했으나, 임대인의 합리적이지 않은 거절로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으므로, 이후 발생하는 공실에 대한 월세는 부담할 수 없다"고 강력하게 어필해야 합니다.
계약 만료 전 퇴실 시, 집주인의 '여성 전용' 고집으로 발목 잡혔다면?
오피스텔이나 원룸에 살다 보면 피치 못할 사정으로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이사를 가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 세입자(임차인)는 소위 '방을 빼준다'고 하여 다음 세입자를 구해주고 복비(중개수수료)를 대신 내는 조건으로 합의 해지를 하곤 합니다.
그런데 질문자님처럼 "나는 남자를 데려왔는데, 집주인이 여자만 받겠다고 거절해서 방이 안 나가는 경우", 과연 누구의 책임일까요?
🚫 1. 집주인의 '여성 선호', 법적으로 정당한가?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은 사적 자치의 원칙을 따릅니다. 즉, 집주인(임대인)은 자신의 재산인 집을 누구에게 빌려줄지 선택할 자유가 있습니다. 따라서 애초에 모집 공고에 "여성 전용"을 명시하고 계약했다면 문제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고지 의무 위반'과 '신의성실의 원칙'입니다.
질문자님이 입주할 때(작년 5월) 해당 오피스텔이 '여성 전용'이라는 고지를 받았나요?
계약서 특약에 그런 내용이 있나요?
현재 질문자님이 거주 중이라면, 이미 '성별 무관'하게 임대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런데 중도 퇴실 상황에서 갑자기 "다음 사람은 무조건 여자여야 해"라고 조건을 변경하는 것은, 임차인이 후임자를 구할 수 있는 기회를 부당하게 박탈하는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 2. 임차인이 할 수 있는 대응 3단계
집주인의 단순 변심이나 까다로운 조건으로 인해 새로운 계약이 계속 불발된다면, 임차인은 무작정 월세를 내며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1단계: 증거 확보 (녹취 및 문자)
부동산 사장님이나 집주인과의 대화를 통해 다음 내용을 확보하세요.
"남성 대기자가 있어 계약이 가능했는데, 집주인이 여성만 원해서 파기되었다."
"계약 당시에는 그런 조건이 없었다."
2단계: 내용증명 발송 (강력 추천) 📮
말로 해서 안 통하는 집주인에게는 문서가 답입니다. 우체국을 통해 내용증명을 보내 압박해야 합니다.
[내용증명 예시 문구]
발신인(임차인)은 개인 사정으로 인해 임대차 계약의 합의 해지를 요청하였고, 귀하(임대인)도 이에 동의하여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는 중이었습니다.
발신인은 변제 자력이 충분한 남성 임차인을 주선하였으나, 귀하는 계약서에도 없는 '여성 전용' 조건을 내세워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 체결을 거절하고 있습니다.
이는 임차인의 계약 해지 및 후임 임차인 주선 노력을 방해하는 행위이자 신의칙에 반하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날짜] 이후로 새로운 임차인이 구해지지 않더라도, 이는 귀하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발신인은 월 차임(월세) 지급 의무가 없음을 통지합니다.
또한, 계속해서 부당한 거절이 반복될 경우 보증금 반환 소송 및 손해배상 청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3단계: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신청
내용증명을 보내도 꿈쩍하지 않는다면,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소송보다 빠르고 비용이 저렴하며, 조정안은 판결문과 같은 효력을 가집니다.
💡 3. 부동산 중개수수료는 누가?
원래 계약 기간 중도 퇴실 시 임차인이 내는 것이 관례지만, 이 경우처럼 임대인의 방해로 계약이 지연되었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임대인이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워 계약 기회를 날려버렸기 때문에, 임차인은 "나는 할 만큼 했다. 수수료도 못 내겠고, 보증금 당장 돌려달라"고 주장할 명분이 생깁니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원만한 합의를 위해 수수료 정도는 부담하되, 월세 부담을 끊는 쪽으로 협상하는 것이 빠를 수 있습니다.)
📝 4. 요약: 질문자님을 위한 조언
당당해지세요: 집주인이 내 집 가지고 내 마음대로 한다는데 뭐가 문제냐고 하겠지만, 질문자님은 보증금을 맡겨둔 채권자입니다.
부동산을 내 편으로 만드세요: 부동산 사장님도 거래가 성사되어야 수수료를 법니다. 집주인의 고집 때문에 사장님도 피곤한 상태일 겁니다. 사장님을 통해 "자꾸 이러시면 법적으로 임차인이 월세 안 내도 할 말 없다더라"라고 집주인을 설득하게 만드세요.
최후 통첩: "이번 주까지 성별 제한 없이 계약 안 받아주시면, 저는 그냥 짐 빼고 법대로 하겠습니다"라고 강하게 나가셔야 해결됩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A)
Q1. 집주인이 "여성 전용"이라고 계약서에는 안 썼지만 구두로 말했다고 우기면 어떡하죠?
A. 구두 계약도 효력이 있지만, 입증 책임은 주장하는 사람(집주인)에게 있습니다. 질문자님이 "그런 말 들은 적 없다"고 하고, 계약서 특약에도 없다면 집주인의 주장은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Q2. 제가 그냥 방 빼고 나가버리면 보증금은 어떻게 되나요?
A. 무작정 나가면 안 됩니다.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해두지 않고 주소를 옮기면 대항력(보증금을 지킬 권리)을 상실합니다. 집주인이 보증금을 안 돌려준다면, 짐의 일부를 남겨두거나 법적 절차(임차권등기)를 밟은 후 이사해야 합니다.
Q3. 내용증명을 보내면 집주인이 화내서 더 안 돌려주지 않을까요?
A.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가만히 있으면 질문자님만 계속 월세를 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내용증명은 "싸우자"는 의미보다 "나 이만큼 법적으로 준비되어 있고, 내 권리를 찾겠다"는 경고장의 의미입니다. 오히려 깐깐한 세입자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집주인이 태도를 바꿀 확률이 높습니다.
Q4. 다음 세입자를 못 구하고 계약 기간이 끝나면요?
A.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새로운 세입자를 구했는지와 상관없이 집주인은 보증금을 돌려줘야 할 의무가 생깁니다. 이때는 중도 퇴실 이슈가 사라지므로 무조건 반환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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