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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제안인가, 독이 든 성배인가
2025년 7월의 무더운 여름날,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김 대리는 집주인의 전화를 받았다.
"김 선생님, 잘 지내시죠? 다름이 아니라 내가 사정이 좀 생겨서 이번에 집을 좀 팔아야 할 것 같아요."
김 대리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2년 전 이 아파트에 월세로 들어와 살았고, 얼마 전 묵시적 갱신까지 되어 앞으로 2년은 걱정 없이 살 줄 알았다. 그런데 집을 판다니? 쫓겨나는 건가?
"아니, 나가라는 건 아니고. 요즘 금리 때문에 월세 낀 매물은 잘 안 팔려서 말이에요. 혹시 김 선생님이 괜찮으면 지금 월세를 전세로 좀 바꿔주면 안 될까 해서요. 시세가 5억인데 내가 급하니까 전세 2억 5천에 맞춰줄게요. 주변보다 훨씬 싼 거 알죠?"
솔깃했다. 사실 김 대리도 매달 나가는 월세가 아까워 전세 자금 대출을 알아보고 있던 차였다. 시세의 50%라니, 깡통전세 걱정도 없는 안전한 금액이었다. 하지만 찝찝함이 가시지 않았다. '전세 계약을 하자마자 집주인이 바뀐다고? 그럼 내 보증금은 누구한테 받아야 하지? 혹시 중간에 사고가 터지면?'
김 대리는 그날 밤 등기부등본을 떼어보았다. [갑구] 소유자 이철수, [을구] 기록 사항 없음. 깨끗했다. 하지만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봤던 수많은 '빌라왕', '전세 사기' 괴담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집주인은
"내일 당장 계약서 쓰자"며 재촉하고 있었다.
김 대리는 고민에 빠졌다. 묵시적 갱신의 평온함을 유지하며 "싫습니다"라고 버틸 것인가, 아니면 이 기회에 주거 비용을 아끼면서 집주인의 '갭투자'를 도와줄 것인가. 이 선택의 갈림길에서 김 대리는 펜을 들기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체크리스트를 떠올렸다.
💡 "안전장치 3단계면 OK, 아니면 거절하세요"
질문자님의 상황(2025년 7월 26일 기준)을 분석했을 때, 결론적으로 전세 전환은 진행하셔도 안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단, 세 가지 안전장치를 완벽하게 걸어두는 조건 하에서입니다.
제시된 조건(시세의 50% 수준 전세가, 등기부등본상 무융자)은 임차인에게 매우 유리한 조건입니다. 집주인은 '갭(Gap)'을 줄여 매수자의 초기 투자금을 낮추려는 목적이 분명하므로, 질문자님은 이 협상의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필수 안전장치 3단계]
계약 당일 등기부등본 재확인 & 확정일자 즉시 부여: 계약금을 입금하기 직전에 등기부를 다시 떼어 근저당이 없는지 확인하고, 계약서 작성 즉시 주민센터나 인터넷 등기소에서 '확정일자'를 받아야 합니다.
전세보증보험 가입 특약: 전세가가 시세의 50%라면 HUG(주택도시보증공사)나 HF, SGI의 보증보험 가입이 100% 가능합니다. 계약서에 "임대인은 임차인의 전세보증보험 가입에 적극 협조하며, 임대인의 귀책사유로 가입 불가 시 계약은 무효로 하고 보증금을 즉시 반환한다"는 특약을 넣으세요.
소유권 이전 관련 특약: "잔금일 다음 날까지 현재의 등기부 상태(무융자)를 유지한다"는 특약과, "매매 계약 시 임대인의 지위를 매수인이 조건 없이 승계한다"는 내용을 명시해야 합니다.
이 세 가지가 받아들여진다면, 집주인이 바뀌어도 질문자님의 보증금은 법적으로 완벽하게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 집주인이 바뀌어도 내 돈이 안전한 이유
질문자님께서 가장 걱정하시는 "집주인이 바뀌는 상황"에 대한 법적 효력과 주의점을 상세히 설명해 드립니다.
1.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대항력'과 '승계' 🛡️
대한민국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에 따르면, "임차주택의 양수인(새 집주인)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즉, 질문자님이 전세 계약을 맺고 거주(점유)와 전입신고를 유지하고 있다면, 집주인이 100번 바뀌어도 새로운 집주인이 질문자님의 전세 보증금 반환 의무를 그대로 떠안게 됩니다.
별도의 '승계 계약서'를 다시 쓰지 않아도 법적으로 자동 승계됩니다.
2. '선순위' 권리 확보의 중요성 🥇
현재 월세로 살고 계시므로 이미 [전입신고 + 점유] 요건을 갖춰 대항력이 있는 상태입니다.
주의할 점: 월세에서 전세로 전환하는 것은 '새로운 계약'입니다. 기존 보증금(월세 보증금)에 대한 대항력은 유지되지만, 새로 증액되는 전세 보증금(증액분)에 대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은 [새 계약서의 확정일자 + 전입신고] 시점부터 발생합니다.
이미 전입이 되어 있으므로, 전세 계약서를 쓰는 날 확정일자를 받으면 그 다음 날 0시가 아닌 당일(또는 익일, 판례 해석 유의)부터 효력을 주장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생깁니다.
핵심: 등기부등본이 깨끗한 상태에서 전세 계약을 맺고 확정일자를 받으면, 질문자님은 1순위 채권자가 됩니다. 이후에 집주인이 집을 팔거나, 새 집주인이 대출을 받아도 질문자님이 그들보다 선순위이므로 경매에 넘어가도 돈을 전액 배당받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3. 전세가율 50%의 안전성 💰
전세가가 매매가의 50% 수준이라는 것은 '초안전 구간'입니다.
나중에 집값이 30% 폭락하고 경매에 넘어가도, 낙찰가가 전세금보다 높을 것이기에 보증금을 떼일 염려가 거의 없습니다.
이런 매물은 전세 사기꾼들이 노리는 '무자본 갭투자(매매가=전세가)'와는 거리가 멉니다. 오히려 집주인이 매도를 위해 파격적인 혜택을 주는 것입니다.
4. 묵시적 갱신 주장 vs 전세 전환 협상
질문자님 말씀대로 묵시적 갱신 상태이므로 "그냥 살겠다"고 하면 집주인은 2년간 나가라고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집주인이 "월세 낀 매매"를 시도하다가 실패하면, 나중에 재계약 시점에 무리하게 월세를 올리거나 실거주를 이유로 퇴거를 요청하는 등 관계가 껄끄러워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안전장치만 확실하다면, 주거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전세 전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득입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A)
Q1. 전세 계약서를 쓰고 나면 기존의 묵시적 갱신 효력은 사라지나요?
👉 네, 사라집니다. 전세 계약은 기존 월세 계약을 대체하는 새로운 계약입니다. 따라서 계약 기간은 전세 계약서에 명시된 날짜(통상 2년)로 새롭게 시작됩니다. 묵시적 갱신으로 언제든 나갈 수 있었던 권리(해지 통보 후 3개월)는 사라지고, 2년 계약 기간을 지켜야 합니다.
Q2. 새 집주인이 "나는 전세 계약 승계 안 하겠다"고 할 수 있나요?
👉 불가능합니다. 법적으로 매매가 이루어지면 임대차 승계는 강제 사항입니다. 다만, 임차인이 "나는 새 집주인이 싫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계약을 해지할 수는 있습니다(상당한 기간 내에). 하지만 새 집주인이 거부할 권리는 없습니다.
Q3. 계약금이나 잔금은 누구에게 줘야 하나요?
👉 현재 등기부등본상 소유자(현 집주인)에게 줘야 합니다. 아직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모든 계약과 금전 거래는 현 집주인과 해야 합니다. 매수 예정자가 있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돈을 보내면 절대 안 됩니다.
Q4. 부동산 중개인을 끼고 하는 게 좋을까요?
👉 무조건 추천합니다. 쌍방 합의로 직거래를 할 수도 있지만, 전세 전환은 금액이 크고 권리 관계(증액 계약)가 복잡할 수 있습니다. 수수료(대필료 정도)를 조금 주더라도 공인중개사를 통해 계약서를 작성하고, 공제증서를 받아두는 것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길입니다.
Q5. 집주인이 바뀔 때 보증보험은 다시 가입해야 하나요?
👉 아니요, 변경 신청만 하면 됩니다. 보증보험 가입 기간 중에 집주인이 바뀌면, HUG나 보증기관에 임대인 변경 신청을 하면 효력이 유지됩니다. 단, 매매 계약 단계에서 미리 보증기관에 확인 절차를 거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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