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층 엘리베이터 소음 숨긴 매도인, 계약금 돌려받고 취소 가능할까?

 

💡 결론: '하자' 입증 없이는 계약금 포기가 원칙, 하지만 '설명 의무 위반'을 노려야 합니다

질문자님의 답답한 심정을 십분 이해합니다만, 법적/실무적 결론부터 냉정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단순히 "생각보다 시끄럽다"는 이유만으로는 계약금을 돌려받으면서 계약을 해지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

부동산 계약에서 잔금 지급 전 단계라 하더라도, 이미 계약금이 넘어갔다면 계약은 유효하게 성립된 것입니다. 이를 파기하려면 매수인은 계약금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 민법상 대원칙(해약금 해제)입니다.

단, 예외는 있습니다. 그 소음이 '주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하자'임이 객관적으로 입증되거나, 공인중개사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소음 항목을 허위로 기재(소음 없음 등)했을 경우입니다. 이 경우 싸움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질문자님은 지금 감정적인 호소보다는 '서류'와 '데시벨(dB)'로 싸워야 하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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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펜트하우스의 꿈을 갉아먹는 기계음의 공포

"여보, 우리 이제 층간소음에서 해방이야. 꼭대기 층이잖아!"

우리는 들떠 있었다. 윗집 아이들이 뛰는 소리에 3년을 시달리다 선택한 곳이 바로 이 아파트의 탑층이었다. 뷰도 좋고, 무엇보다 내 머리 위로 아무도 살지 않는다는 그 해방감. 계약금을 이체하던 날, 나는 마치 하늘을 산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 꿈이 악몽으로 바뀌는 데는 딱 하루면 충분했다. 잔금 치르기 전, 가구 배치를 구상하러 잠시 들른 텅 빈 집. 고요해야 할 그곳에서 정체불명의 소리가 들려왔다. 웅- 덜컹, 위잉-

처음엔 비행기가 지나가는 줄 알았다. 하지만 소리는 주기적이었다. 안방 벽에 귀를 대보니 더 선명했다. 그것은 벽 너머 엘리베이터 기계실에서 와이어가 감기고 풀리는 소리, 모터가 돌아가는 진동음이었다.

"이거... 밤에 잠을 잘 수 있을까?"

아내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층간소음을 피해서 도망쳐 왔는데, 이번엔 거대한 기계 괴물 뱃속으로 들어온 꼴이었다. 부동산 사장님은 "요즘 아파트는 방음 잘 돼서 안 들려요"라고 했었다. 집주인도 "조용해요"라고 했다. 그들의 '조용하다'는 기준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계약금 수천만 원이 걸린 종이 한 장. 그 종이를 찢어버리고 싶었지만, 법은 냉정했다. "네가 확인 안 했잖아."라는 무언의 질책이 들리는 듯했다. 소음 측정기 어플을 켠 내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45dB, 50dB... 숫자가 올라갈 때마다 내 피가 마르는 것 같았다. 나는 과연 이 기계음과의 동거를 시작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내 피 같은 돈을 포기하고 도망쳐야 하는 걸까.


🏗️ 소음을 이유로 한 계약 해지, 왜 어려운가?

부동산 계약은 컵라면을 샀다가 환불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법원은 계약의 안정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1.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 (민법 제580조) ⚖️

매매 목적물에 하자가 있을 때 매수인은 계약을 해제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건이 까다롭습니다.

  • 조건: 그 하자로 인해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여야 합니다.

  • 현실: 엘리베이터 소음이 있더라도 '거주'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예: 붕괴 위험, 극심한 누수 등)이 아니라면, 법원은 이를 '계약 해제 사유'로 잘 인정해주지 않습니다. 대신 '손해배상(방음 공사비 청구, 감액)' 정도로 판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매수인의 과실: 매수인이 계약 당시 과실로 인해 이를 알지 못했다면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집 보러 갔을 때 왜 꼼꼼히 안 봤냐"는 반박이 들어오면 방어하기 힘듭니다.

2. 소음의 주관성 🔊

"시끄럽다"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질문자님께는 천둥소리 같아도, 법적 소음 기준(주간 45dB, 야간 40dB 등 상황에 따라 다름)을 넘지 않는다면 법적으로는 '참아야 하는 정도(수인한도)'로 봅니다.


🔍 공략 포인트: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를 털어라

매도인(집주인)과의 싸움이 힘들다면, 타깃을 공인중개사로 넓혀야 합니다. 여기가 승부처입니다.

1. 확인설명서 [환경조건]란 확인 📝

계약서 쓸 때 받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를 지금 당장 꺼내보세요.

  • [1. 환경조건 - 소음] 항목이 있습니다.

  • 여기에 중개사가 [보통]이나 [미미함]에 체크했다면? 그런데 실제로는 [심함] 수준이라면?

  • 공인중개사법 위반: 중개사는 매물에 대해 성실하게 확인하고 설명할 의무가 있습니다. 탑층의 특성상 엘리베이터 소음은 중요 체크 사항인데, 이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면 중개사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2. 고지 의무 위반 (부작위에 의한 기망) 🚫

매도인이 탑층 소음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고의로 숨기고(침묵하고) 팔았다면 이는 사기(기망행위)에 해당할 수도 있습니다.

  • 다만, 매도인이 "나는 살면서 별로 안 시끄러웠다"라고 주장하면 입증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 현실적인 대응 시나리오 3단계

지금 질문자님이 취할 수 있는 행동은 3가지입니다.

전략 1: 계약금 포기하고 해제 (가장 깔끔하지만 뼈아픔) 💸

  • 소음 스트레스로 평생 고통받느니 돈을 날리는 게 낫다고 판단될 때 선택합니다.

  • 민법 제565조에 따라 중도금 지급 전이라면 매수인은 계약금을 포기하고 언제든 묻지마 해제가 가능합니다.

  • 추천: 정신적 건강을 최우선으로 한다면 고려해 보세요.

전략 2: 감액 등 합의 유도 (가장 현실적) 🤝

  • 계약 해지보다는 "소음이 심해서 방음 공사가 필요하니 매매 대금을 깎아달라"고 협상하는 것입니다.

  • 무기: 소음 측정 자료 + 중개사의 확인 설명 미흡을 근거로 중개사를 압박하여 중개보수(복비)를 면제받고, 매도인에게는 수리비를 요구합니다.

전략 3: 소송 불사 (가장 위험함) 🔨

  • 계약금 반환 소송을 거는 것입니다.

  • 리스크: 승소 확률이 높지 않습니다. 소송 기간(6개월~1년) 동안 다른 집을 구하기도 애매하고, 패소하면 소송 비용까지 물어야 합니다. 소음이 법적 기준치를 초과한다는 전문 기관의 감정 결과가 있어야 비벼볼 만합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A)

Q1. 계약 당시 집을 제대로 안 본 제 잘못도 있나요? 

👀 네, 법적으로는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매수인은 목적물을 검수할 의무가 있습니다. 낮에 갔을 때 엘리베이터를 가동해 보거나 꼼꼼히 확인하지 않은 점은 '과실'로 잡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개사가 "소음 전혀 없다"고 적극적으로 기망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Q2. 중개사가 "소음은 적음"이라고 체크했는데 실제로는 시끄러워요. 

📜 중개사의 과실입니다. 이를 근거로 관할 구청 지적과에 민원을 넣거나, 중개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이 압박 카드를 써서 계약 해지 합의(계약금 일부 반환 등)를 이끌어내는 협상용으로 쓰세요.

Q3. 탑층은 원래 다 시끄러운 거 아닌가요? 

🏢 구축 아파트일수록 심합니다. 요즘 신축은 기계실이 없거나(MRL 방식) 방진 설계가 잘 되어 있어 조용한 편입니다. 하지만 15년 이상 된 구축 아파트는 권상기(모터)가 옥상 바로 아래층 천장 위에 있어서 진동과 소음이 벽을 타고 내려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건 구조적 문제라 완벽한 해결이 어렵습니다.

Q4. 내용증명을 보내는 게 좋을까요? 

이 단계에서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귀하(매도인)와 중개사는 소음 하자를 고지하지 않았다. 이는 중대한 하자에 해당하므로 계약 해제를 원한다. 원만한 합의가 안 되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으로 내용증명을 보내면, 상대방도 부담을 느껴 협상 테이블에 나올 수 있습니다.


📝 마무리하며: 감정보다는 증거로 협상하세요

집을 파는 사람이나 중개하는 사람이나, 단점을 굳이 먼저 말하고 싶어 하지는 않습니다. 그 침묵이 질문자님께는 큰 배신감으로 다가왔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 "취소해 줘!"라고 떼를 쓴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닙니다.

  1. 조용한 밤 시간대에 가서 소음을 녹음하고 데시벨을 측정하세요.

  2.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의 '소음' 체크란을 확인하세요.

  3. 이 두 가지를 무기로 "계약금의 일부라도 돌려주면 해지하겠다"거나 "방음 공사비만큼 깎아달라"고 협상하세요.

전액을 돌려받는 싸움보다는, 손실을 최소화하는 협상이 현실적인 승리일 수 있습니다. 부디 원만한 해결책을 찾으시길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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