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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도시락을 싸 들고 다니며 말리고 싶습니다. 절대 사지 마세요. 근생빌라(근린생활시설)는 주택이 아닙니다. 겉모습은 번드르르한 신축 빌라일지 몰라도, 서류상으로는 상가나 사무실입니다. 저렴한 가격에 혹해 계약했다가는 평생 갚아야 할 '이행강제금' 폭탄과 나중에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는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 달콤한 독배, "여기서 주무셔도 아무도 몰라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 지훈은 마음이 급했다. 서울 하늘 아래 우리 둘 누울 곳 하나 찾는 게 이렇게 힘들 줄이야. 가진 예산으로 아파트는 꿈도 못 꾸고, 빌라를 알아보고 있었지만 보여주는 집마다 곰팡이가 피었거나 언덕 꼭대기에 있었다.
"손님, 이건 진짜 비밀 매물인데... 건축주분이 급하게 내놓은 게 하나 있어요."
반질반질한 머리에 금테 안경을 쓴 김 부장이 은밀한 목소리로 지훈을 이끌었다. 도착한 곳은 역에서 도보 7분 거리의 평지에 위치한 신축 빌라였다. 엘리베이터도 있고, 시스템 에어컨에 풀옵션 인테리어까지 완벽했다. 그런데 가격은 주변 시세보다 무려 5천만 원이나 저렴했다.
"와, 집 너무 좋은데요? 근데 왜 이렇게 싸요?"
"아, 이게 서류상으로는 '근린생활시설'로 되어 있어서 그래요. 세금 문제 때문에 건축주가 용도를 그렇게 뺀 건데, 사실 다들 그냥 살림하고 살아요. 전입신고도 되고 확정일자도 다 받으니까 걱정 마세요. 취득세가 좀 비싸긴 한데, 그건 건축주가 다 지원해 준대요. 5천만 원 싸게 사고 취득세 지원받으면 6천만 원 버는 거죠."
지훈의 귀가 팔랑거렸다. 6천만 원이면 혼수를 싹 다 바꾸고도 남는 돈이다. 게다가 당장 눈앞의 집이 너무 예뻤다. 김 부장은 "오늘 다른 신혼부부도 보고 갔다"며 계약을 재촉했다. 지훈은 당장이라도 가계약금을 쏘고 싶어 아내 될 수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수진아, 대박이야. 근생이라는데 그냥 살면 된대. 돈 버는 거야."
"근생? 오빠, 그거 불법 건축물 아니야? 나 예전에 뉴스에서 본 것 같은데..."
"에이, 김 부장님이 다 알아서 해주신대. 여기 사람들 다 그렇게 산다니까?"
하지만 수진은 완강했다. 찜찜하니 오늘 저녁에 아는 법무사 삼촌에게 물어보고 결정하자고 했다. 그날 밤, 지훈은 법무사 삼촌의 전화를 받고 등골이 오싹해졌다.
"지훈아, 너 그 집에 들어가는 순간 범법자 되는 거야. 구청에서 단속 나오면 싱크대 다 뜯어야 되고, 매년 수백만 원씩 벌금 내야 돼. 나중에는 그 집 팔지도 못해서 썩어 문드러질 때까지 네가 안고 가야 한다고!"
🗝️ 화려한 겉모습보다 안전한 보금자리를 택하다
다음 날, 지훈은 김 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계약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김 부장은 "이런 기회 다시는 없다"며 화를 냈지만, 지훈은 단호하게 끊었다. 알고 보니 그 건물은 2층과 3층은 근린생활시설(상가), 4층과 5층만 주택인 건물이었다. 김 부장이 보여준 2층은 원래 사무실로 써야 하는 곳을 불법으로 바닥 난방을 깔고 싱크대를 설치해 '주택인 척' 개조한 것이었다.
지훈과 수진은 비록 엘리베이터가 없고 조금 낡았지만, 등기부등본과 건축물대장에 당당히 '다세대주택'으로 적힌 합법적인 빌라를 계약했다. 5천만 원을 아끼려다 인생을 저당 잡힐 뻔했던 아찔한 경험이었다. 두 사람은 곰팡이 없는 깨끗한 벽지에 도배를 새로 하며, 마음 편히 다리 뻗고 잘 수 있는 '진짜 집'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 5천만 원 싼 근생빌라? 당신의 자산을 갉아먹는 시한폭탄입니다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발품을 팔다 보면, 유독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고 상태가 좋은 신축 빌라를 마주하게 됩니다. 중개업자는 "서류상으로만 근생이지 사는 데는 아무 문제 없다"라고 유혹하죠. 하지만 이 말은 "당신에게 불법 건축물을 떠넘기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오늘은 절대 매수해서는 안 되는 '근생빌라'의 위험성에 대해 낱낱이 파헤쳐 드립니다.
1. 근생빌라(근린생활시설)란 무엇인가요? 🏠 vs 🏢
건축법상 건물은 용도가 정해져 있습니다.
주택: 사람이 먹고 자고 생활하는 공간 (아파트, 빌라, 단독주택 등)
근린생활시설: 슈퍼마켓, 미용실, 사무실, 소매점 등 생활 편의를 돕는 시설
건축주는 주차 공간 확보 의무를 피하거나 층수 제한을 넘기기 위해 저층부를 '근린생활시설'로 허가받습니다. 그리고 준공 검사가 끝난 후, 몰래 벽을 세우고 바닥 난방과 주방을 설치해 주택처럼 개조하여 분양합니다. 이것이 바로 불법 용도 변경입니다.
2. 왜 위험한가요? '이행강제금'이라는 평생의 족쇄 💸
과거에는 이행강제금을 몇 번 내면 끝난다는 잘못된 상식이 있었지만, 법이 강화되었습니다.
이행강제금 무한 부과: 불법 사항이 원상 복구될 때까지 매년 2회 이내, 평생 부과됩니다. 금액도 시가표준액의 10% 수준으로, 1년에 수백만 원에서 천만 원 가까이 나올 수 있습니다.
원상복구 명령: 구청 단속에 걸리면 싱크대를 철거하고, 취사시설을 없애고, 바닥 난방을 들어내서 다시 '사무실' 형태로 돌려놓아야 합니다. 살고 있는 집을 부숴야 한다는 뜻입니다.
3. 생활의 불편함과 금전적 손실 📉
주차 전쟁: 근린생활시설은 주택보다 주차장 확보 기준이 느슨합니다. 때문에 입주민 간의 주차 분쟁이 필연적으로 발생합니다.
세금 폭탄: 주택이 아니므로 취득세가 1.1%가 아닌 4.6%입니다. (중개업자가 지원해 준다고 해도 넘어가면 안 됩니다.)
연말정산 불가: 주택이 아니므로 월세 세액공제나 주택 관련 소득공제를 전혀 받을 수 없습니다.
전세대출 불가: 세입자를 받으려 해도, 근생빌라는 전세자금 대출이 나오지 않습니다. 즉, 세입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 나중에 전세금을 빼주기도 어렵습니다.
4. 가장 큰 문제: "팔고 싶어도 못 팝니다" 🔒
이게 핵심입니다. 살다가 힘들어서 이사 가려 해도, 이 집을 사줄 사람이 없습니다.
공인중개사법 강화로 중개사들이 근생 여부를 의무적으로 고지해야 합니다.
불법 건축물임이 등기나 대장에 등재되면(노란 딱지), 은행에서 담보 대출이 아예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현금을 싸 들고 올 '호구'를 찾지 못하면, 당신은 그 집의 마지막 폭탄 돌리기 당첨자가 됩니다.
5. 속지 않으려면? '건축물대장'을 확인하세요! 📜
계약 전 등기부등본만 보지 마시고, 반드시 [정부24]나 [세움터]에서 건축물대장을 열람하세요.
용도 확인: 전유부의 용도가 '다세대주택', '도시형생활주택'이 아니라 '제2종 근린생활시설', '사무소', '소매점' 등으로 적혀 있다면 100% 근생빌라입니다.
위반건축물 표기: 이미 단속에 걸린 집이라면 건축물대장 오른쪽 상단에 노란색으로 [위반건축물]이라는 딱지가 붙어 있습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A)
Q1. 중개사가 나중에 양성화(합법화) 될 수 있다고 하던데요?
A1. '양성화'는 정부에서 한시적으로 특정 기간(약 5~10년 주기)에 불법 건축물을 합법으로 인정해 주는 특별 조치입니다. 하지만 이는 언제 시행될지 기약이 없으며, 최근에는 주차장 기준 등이 강화되어 양성화 조건에 부합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막연한 기대감으로 도박을 하시면 안 됩니다.
Q2. 이미 지어진 지 10년 넘은 근생빌라는 단속 안 나오지 않나요?
A2. 절대 아닙니다. 요즘은 항공 촬영, 주변 신고(주차 시비 등으로 인한 보복 신고) 등으로 단속이 매우 활발합니다. 10년 동안 안 걸렸다고 해서 앞으로도 안 걸린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걸리는 순간 지옥이 시작됩니다.
Q3. 모르고 샀는데, 중개사에게 손해배상 청구 가능한가요?
A3. 중개사가 중요 사항(근생 시설임)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면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계약서 확인 설명서에 '근린생활시설'이라고 명시되어 있고 서명했다면, "구두로는 주거용이라 했다"는 것을 입증하기 어려워 구제받기 힘들 수 있습니다.
Q4. 근생빌라는 가스나 수도 요금이 더 비싼가요?
A4. 네, 누진세 적용 방식이 다르거나 가정용이 아닌 일반용(상업용) 요율이 적용되어 전기세나 수도세가 더 많이 나올 수 있습니다.
Q5. 전세로 들어가는 건 괜찮나요?
A5. 전세도 위험합니다. 전세자금 대출이 안 되니 본인 돈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나중에 집주인이 돈을 안 돌려주면 보증보험 가입도 거절될 확률이 높습니다. 경매로 넘어가도 낙찰가가 낮아 보증금을 떼일 위험이 큽니다. 월세 보증금을 아주 적게 걸고 사는 것(최우선변제금 범위 내) 외에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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