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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초년생 민수 씨의 험난한 집 구하기
30대 초반의 직장인 민수 씨는 5년 동안 악착같이 모은 돈과 대출을 합쳐 드디어 투룸 전세를 구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부푼 꿈을 안고 부동산 중개소를 찾은 첫날, 민수 씨는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말았습니다.
"사장님, 저는 좀 안전하게 융자(저당) 하나도 없는 깨끗한 집으로 보고 싶은데요."
민수 씨의 말에 중개소 사장님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안경을 고쳐 썼습니다.
"민수 씨, 요즘 서울 바닥에서 융자 1원도 없는 집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예요. 집주인들도 다 대출 끼고 집 산 거라 어쩔 수 없어요. 이 집 봐봐요. 시세가 5억인데 융자가 2억밖에 없어요. 이 정도면 아주 안전한 편이라니까?"
보여주는 등기부등본마다 '을구'에는 [근저당권설정]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박혀 있었습니다. 채권최고액 3억, 2억... 숫자들이 민수 씨를 압박해왔습니다. 뉴스로만 보던 '전세 사기', '깡통 전세'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정말... 정말 안전한 거 맞나요? 만약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 제 돈은요?"
"에이, 집주인이 공무원이라 신용도 확실하고, 이 동네 집값이 떨어질 일은 없어요. 걱정 말고 계약해요. 다른 사람들은 줄 서서 기다려요."
중개사의 호언장담에도 민수 씨의 등 뒤로는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당장 이사 날짜는 다가오는데, 융자 없는 집은 없고, 있는 집을 계약하자니 불안하고. 도대체 저당 잡힌 집, 들어가도 되는 걸까요? 민수 씨와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을 위해, 저당 매물의 홍수 속에서 살아남는 법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 1. 왜 요즘은 '저당' 안 잡힌 집이 없을까?
부동산 시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융자 없는 집 찾기가 보물찾기보다 어렵다"는 말을 실감하게 됩니다. 이는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독특한 구조와 최근의 경제 상황이 맞물린 결과입니다.
📉 갭투자의 후유증과 영끌의 시대
지난 몇 년간 부동산 폭등기에 많은 사람이 소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하거나 전세금을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를 감행했습니다. 집주인들 역시 자기 자본 100%로 집을 산 경우가 드뭅니다. 대부분 은행 대출(주택담보대출)을 끼고 집을 샀기 때문에, 등기부등본상에 은행이 1순위 채권자로 등재된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 고금리와 역전세난
금리가 오르면서 집주인들도 대출 이자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기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 추가 대출을 받는 경우도 생겨나면서, 서류상 '깨끗한 집'은 점점 더 희귀해지고 있습니다. 결국 세입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융자가 있는 집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적 환경이 조성된 것입니다.
⚠️ 2. '근저당'이 있는 집, 무엇이 위험한가?
부동산 계약 시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용어가 바로 '근저당'입니다. 쉽게 말해 집주인이 이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렸다는 뜻입니다.
🔨 경매 발생 시 배당 순위
만약 집주인이 빚을 갚지 못해 집이 경매로 넘어가게 되면, 법원은 집을 판 돈으로 빚잔치를 벌입니다. 이때 돈을 받아가는 순서(우선변제권)가 중요합니다.
1순위: 보통 은행(근저당권자)이 먼저 가져갑니다.
2순위: 남은 돈이 있다면 세입자(임차인)가 보증금을 가져갑니다.
문제는 집값이 떨어져서 낙찰가가 낮아지면, 은행이 돈을 다 가져가고 세입자에게 돌아올 돈이 없거나 부족해지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것이 바로 '깡통전세'의 공포입니다.
🔍 3. 피할 수 없다면 계산하라! '안전한 집' 판별 공식
저당 잡힌 매물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무조건 피할 수만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빚까지가 안전한가'를 계산할 줄 알아야 합니다.
✅ 안전 비율 계산법
부동산 전문가들이 말하는 마지노선이 있습니다.
(집주인의 대출금 + 내 전세 보증금) ÷ 집의 현재 시세 X 100
이 수치가 70% 이하여야 비교적 안전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시세 5억 원인 아파트에 집주인 대출이 2억 원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내가 2억 원 전세를 들어간다면? (2억 + 2억) ÷ 5억 = 80% (위험)
내가 1억 원 반전세를 들어간다면? (2억 + 1억) ÷ 5억 = 60% (비교적 안전)
💡 채권최고액 확인하기
등기부등본을 볼 때 '대출 원금'이 아니라 '채권최고액'을 봐야 합니다. 은행은 원금의 110%~120%를 채권최고액으로 설정합니다. 경매 시 은행은 이 금액까지 우선해서 가져갈 권리가 있으므로, 계산할 때는 반드시 채권최고액을 기준으로 잡아야 합니다.
🛡️ 4. 내 보증금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
저당이 있는 집에 들어갈 때, 구두 약속이나 중개사의 말만 믿어서는 안 됩니다. 반드시 법적, 제도적 안전장치를 걸어두어야 합니다.
📋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HUG, HF, SGI)
가장 확실한 방법은 보증보험에 가입하는 것입니다. 집주인이 돈을 안 주면 보증기관이 대신 내어주는 제도입니다.
중요: 계약 전 반드시 해당 매물이 '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한 집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융자가 너무 많거나(선순위 채권 과다), 집값 대비 전세가가 너무 높으면 가입이 거절됩니다. "보증보험 가입이 거절되면 계약을 무효로 하고 계약금을 반환한다"는 특약을 반드시 넣으세요.
📝 전입신고 + 확정일자 + 실거주
이 3종 세트는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이사 당일 즉시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아야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생깁니다.
주의: 대항력은 전입신고 다음 날 0시부터 효력이 발생합니다. 집주인이 이사 당일에 대출을 또 받아버리면 은행보다 순위가 밀릴 수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잔금일 다음 날까지 현재의 등기 상태를 유지한다"는 특약을 넣어야 합니다.
💰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권 활용
보증금이 소액이라면, 집이 경매로 넘어가도 은행보다 먼저 일정 금액(최우선변제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제도가 있습니다. 지역별, 시기별로 기준 금액이 다르므로 본인의 보증금이 이 범위 안에 들어가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단, 이 금액만으로는 전 재산을 지키기 어려울 수 있으니 보조적인 수단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A)
Q1. 중개사가 "집주인이 융자를 말소하는 조건"으로 계약하자고 하는데 믿어도 되나요?
🙆 네, 가능합니다. 단, 특약이 필수입니다. 이를 '말소 조건부 계약'이라고 합니다. 잔금을 치르는 날, 세입자가 준 돈으로 집주인이 은행 빚을 갚고 근저당을 없애는 것입니다. 핵심: 계약서 특약에 "잔금 지급과 동시에 근저당권을 말소하며, 이를 어길 시 계약을 해지하고 위약금을 지불한다"라고 명시해야 합니다. 또한 잔금일 당일, 집주인과 함께 은행에 가서 빚을 갚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거나 법무사를 통해 말소 등기 접수증을 확인해야 가장 안전합니다.
Q2. 근저당이 '0원'인데도 위험할 수 있나요?
⚠️ 그렇습니다. 융자가 없더라도 '세금 체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집주인이 국세나 지방세를 안 냈다면, 집이 공매로 넘어갈 때 세금이 세입자 보증금보다 먼저(당해세 등)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계약 전 '국세/지방세 완납 증명서'를 요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Q3. 다가구 주택은 아파트랑 계산법이 다른가요?
🏢 더 까다롭습니다. 다가구 주택(건물 주인 1명, 세입자 여러 명)은 나보다 먼저 들어온 세입자들의 보증금(선순위 임차보증금)도 내 빚처럼 계산해야 합니다. 계산법: (집주인 대출 + 내 앞의 모든 세입자 보증금 + 내 보증금) ÷ 건물 시세 < 70% 중개사에게 '선순위 임차보증금 확인서'를 반드시 요청하세요.
📝 마치며: 불안한 시장, 아는 만큼 지킨다
"요즘 저당 없는 집은 없다"는 말은 슬프지만 현실입니다. 하지만 저당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위험한 집은 아닙니다.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저당인가'를 판단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집을 구하는 과정은 설레기도 하지만, 큰돈이 오가는 만큼 두려움이 앞섭니다. 오늘 알려드린 안전 비율 계산, 특약 사항 기재, 보증보험 가입 이 세 가지 원칙만 철저히 지킨다면, 저당 매물의 홍수 속에서도 여러분의 소중한 보증금을 지킬 수 있는 튼튼한 방주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꼼꼼하게 따져보고, 당당하게 요구하세요. 여러분의 권리는 여러분이 지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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