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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론부터 말씀드립니다
"법무사가 내미는 서류 중 인감도장을 찍는 핵심 서류는 딱 2가지, '전세권 설정 계약서'와 '위임장'입니다."
너무 긴장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임차인 측 법무사가 가져오는 서류 뭉치는 두꺼워 보이지만, 임대인(집주인)이 꼼꼼히 확인하고 인감도장(印鑑)을 날인해야 하는 서류는 크게 두 종류입니다.
전세권 설정 계약서: 등기소에 "우리 집에 전세권을 설정합니다"라고 신고하는 원인 서류입니다. (가장 중요)
위임장: "나는 등기소에 직접 못 가니, 이 권한을 법무사 당신에게 위임합니다"라는 서류입니다.
나머지 서류(등기필증, 인감증명서, 주민등록초본)는 도장을 찍는 것이 아니라 '제출(건네주는)' 용도입니다. 따라서 현장에서는 계약서의 금액과 기간, 그리고 위임장의 위임 내용만 정확히 확인하시면 됩니다.
📝 법무사의 현란한 손놀림과 나의 떨리는 인감도장
부제: "여기, 여기, 그리고 여기에 찍으시면 됩니다"의 공포
생애 첫 임대사업자가 된 K씨. 내 명의의 아파트에 세입자를 받는다는 뿌듯함도 잠시, 잔금 날이 되자 부동산 사무실의 공기는 무겁게 변했습니다. 임차인은 불안한 표정으로 앉아있고, 그 옆에는 검은 가방을 든 중년의 남자가 서류 뭉치를 꺼내 들었습니다. 바로 임차인이 고용한 법무사 사무장이었습니다.
"자, 임대인 선생님. 전세권 설정 서류입니다. 바쁘니까 빨리 진행하죠."
사무장은 마치 카드 마술사처럼 서류를 착착 넘기며 인주가 묻은 내 인감도장을 낚아채듯 가져가려 했습니다.
"잠시만요, 제가 직접 찍겠습니다."
K씨는 용기를 내어 도장을 쥐었지만, 서류 내용은 온통 한자와 법률 용어 투성이었습니다. '등기원인', '설정권자', '의무자'...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를 단어들이 춤을 추는 것 같았죠. 사무장은 재촉하는 눈빛을 보내고, 임차인은 시계를 쳐다봅니다.
결국 K씨는 "네, 네..." 하며 사무장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에 기계적으로 도장을 찍었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 K씨의 등에는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내가 혹시 집을 넘겨준다는 각서에 도장을 찍은 건 아닐까? 위임장에 엉뚱한 내용이 있었으면 어떡하지?'
모르면 공포가 되고, 알면 절차가 됩니다. 그날 K씨가 미리 어떤 서류에 도장을 찍는지 알았더라면, 그 자리에서 당당하게 커피 한 모금 마시며 서류를 검토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 [상세 분석] 임대인이 인감도장을 찍는 서류 목록
법무사가 가져오는 서류는 크게 '제출용'과 '날인용'으로 나뉩니다. 임대인이 집중해서 봐야 할 것은 '날인용' 서류입니다.
1. 전세권 설정 계약서 (날인 필수 🔴)
이것은 부동산에서 쓴 '전세 임대차 계약서'와는 다른 것입니다. 등기소에 제출하기 위해 법무사가 작성해 온 공식 등기용 계약서입니다.
확인 포인트:
전세금: 실제 받은 보증금과 일치하는지 (0 하나 빠지거나 더해지지 않았는지).
존속 기간: 계약 기간(보통 2년)이 정확히 기재되었는지.
범위: 임대하는 부분이 '주택 전부'인지 '일부(방 1칸 등)'인지.
특약: 혹시 내가 모르는 불리한 조항(예: 지연이자 과다 청구 등)이 없는지.
날인 위치: 보통 계약서 맨 뒤 '임대인(등기의무자)' 란에 인감도장을 찍고, 서류가 2장 이상일 경우 간인(앞장과 뒷장을 겹쳐서 찍음)을 합니다.
2. 위임장 (날인 필수 🔴)
임대인이 등기소에 직접 가서 신청할 것이 아니기 때문에, 법무사에게 권한을 준다는 증서입니다.
확인 포인트:
위임의 내용: '전세권 설정 등기 신청'에 한정되어 있는지 확인하세요. (혹시나 '소유권 이전'이나 '근저당 설정'이라고 적혀있으면 절대 찍으면 안 됩니다.)
대리인: 위임받는 사람(법무사 혹은 사무원)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날인 위치: 위임인 란에 인감도장을 찍습니다. 가장 중요한 서류이므로 선명하게 찍어야 합니다.
3. 등기신청서 (경우에 따라)
보통 법무사가 작성해서 제출하는 서류입니다. 위임장을 써주면 신청서에는 법무사 도장이 들어가지만, 간혹 임대인 도장을 같이 찍는 경우도 있습니다. 내용은 계약서와 동일하므로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 [체크리스트] 법무사에게 건네줘야 할 서류 (준비물)
도장을 찍는 게 아니라, 그냥 '원본을 줘야 하는' 서류들입니다. 이것들도 미리 준비해두셔야 현장에서 허둥지둥하지 않습니다.
| 서류 이름 | 용도 | 비고 |
| 등기필증 (등기권리증) | 내가 진짜 집주인임을 증명 | 보안스티커 일련번호만 적고 돌려주거나, 원본을 줬다가 등기 완료 후 돌려받음 |
| 인감증명서 | 찍힌 도장이 진짜 내 것임을 증명 | '일반용'으로 발급 (매도용 아님) |
| 주민등록초본 | 주소 변동 내역 확인 | 주소 변동 이력(최근 5년 or 전체) 포함 발급 |
| 신분증 | 본인 확인 | 사본을 복사해 감 |
💡 팁: 등기필증(집문서)은 보안 번호만 알려주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 등기권리증에는 스티커가 붙어있는데, 그 안의 일련번호와 비밀번호를 법무사가 적어갑니다.
🛡️ 임대인을 위한 실전 방어 요령 (꿀팁)
법무사가 서류를 빨리 넘긴다고 해서 절대 휩쓸리지 마세요. 다음 3단계를 기억하세요.
"잠깐만요, 읽어보고요." 선언하기 ✋
법무사는 하루에도 수십 건을 처리하느라 속도가 생명이지만, 임대인에게는 수억 원이 걸린 일입니다. 5분 정도 정독한다고 해서 아무도 뭐라 하지 못합니다. 당당하게 시간을 요구하세요.
'말소'에 대한 비용 부담 명시하기 📝
전세권 설정은 들어올 때(설정)도 돈이 들지만, 나갈 때(말소)도 돈이 듭니다.
보통 설정 비용은 임차인이 내지만, 말소 비용에 대해서는 분쟁이 많습니다.
아예 설정 계약서 특약사항이나 구두로 "나중에 전세권 말소 비용도 임차인이 부담한다"라고 못 박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임차인 요청으로 하는 것이니까요.)
간인(間印) 확인하기 📑
계약서가 여러 장일 때 앞장과 뒷장을 접어서 도장을 찍는 것을 '간인'이라고 합니다.
이것이 없으면 나중에 중간에 위조된 페이지를 끼워 넣을 수 있습니다. 법무사가 알아서 하겠지만, 임대인이 직접 "간인도 다 해야죠?"라고 챙기면 꼼꼼한 집주인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A)
Q1. 인감도장 대신 서명(싸인)은 안 되나요?
🛑 절대 안 됩니다. 전세권 설정 등기는 부동산 등기법상 엄격한 요식 행위입니다. 반드시 인감증명서와 동일한 인감도장을 날인해야 합니다. (본인서명사실확인서로 대체할 수는 있지만, 현장에서는 인감도장을 선호합니다.)
Q2. 법무사가 등기권리증(집문서) 원본을 가져가겠다고 합니다. 줘도 되나요?
📂 네, 줘도 됩니다. 옛날 등기필증이라면 등기소에 현물을 가져가서 '등기필' 도장을 찍어야 하고, 요즘 보안카드 형태라도 일련번호 확인을 위해 가져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등기가 완료(보통 3~5일 소요)되면 새로운 전세권 설정 등기필증과 함께 안전하게 돌려줍니다. 영수증(인수증) 하나 써달라고 하면 더 좋습니다.
Q3. 전세권 설정을 해주면 저(임대인)한테 불리한 게 있나요?
🤔 권리 행사에 제약이 생깁니다. 등기부등본 을구에 떡하니 전세권이 박히기 때문에, 나중에 집을 팔거나 담보 대출을 받을 때 세입자의 동의 없이는 진행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임대인들은 보통 전세권 설정보다는 '전세보증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이미 합의하셨다면 쿨하게 해주시는 게 좋습니다.
Q4. 서류에 금액이 비워져 있으면 어떻게 하나요?
⚠️ 위험합니다. "금액은 사무실 가서 적을게요"라고 하면, 그 자리에서 펜으로 금액(보증금)을 적어 넣으라고 하세요. 백지위임장은 사고의 지름길입니다.
🏃♂️ 마무리하며
임대인 선생님, "도장 찍는 게 무섭다"는 것은 아주 건강하고 현명한 두려움입니다. 그 두려움이 선생님의 재산을 지키는 방패가 됩니다.
오늘 전해드린 내용, 딱 두 가지만 기억하고 가세요.
전세권 설정 계약서의 '금액'과 '기간' 확인.
위임장의 '위임 내용' 확인.
이것만 확인하고 도장을 찍으신다면, 아무리 노련한 법무사 앞에서도 실수 없이 완벽하게 방어하실 수 있습니다. 안전하고 편안한 임대차 계약이 되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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