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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핵심 요약: 결론부터 확인하세요 (Executive Summary)
농지(토지) 거래를 앞두고 복비(중개보수) 계산 때문에 혼란스러운 분들을 위해 결론부터 시원하게 말씀드립니다.
결론: 법정 상한요율인 0.9%는 '쌍방'이 '각각' 부담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누가 내나요? 거래 당사자인 매도인(파는 사람)과 매수인(사는 사람) 모두가 중개사에게 지급해야 합니다.
얼마를 내나요? 거래 금액의 최대 0.9% 이내에서 중개사와 의뢰인이 협의하여 결정합니다.
반반인가요? 아닙니다. 0.9%를 둘이서 0.45%씩 나눠 내는 것이 아니라, 매도인도 최대 0.9%, 매수인도 최대 0.9%를 낼 수 있습니다. (중개사는 양쪽 합계 최대 1.8%까지 수령 가능)
핵심: '0.9%'는 고정 요율이 아니라 '상한선(Max)'입니다. 따라서 계약 전에 미리 협의한다면 이보다 낮게 조정할 수도 있습니다.
✅ 한 줄 요약: 농지 복비는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각자 자기 몫(최대 0.9%)을 따로 내야 합니다.
2. 감자밭 한가운데서 외친 "반반!"
🚜 흙 묻은 계산기
귀농을 꿈꾸던 철수는 1년 넘게 전국을 돌며 땅을 보러 다녔다. 그러다 강원도 깊은 산골, 배산임수의 명당인 1,000평짜리 감자밭을 발견했다. 매매가는 2억 원. 평생 모은 돈과 대출을 영혼까지 끌어모아야 가능한 금액이었지만, 철수는 이 땅을 놓칠 수 없었다.
"사장님, 저 이 땅 계약하겠습니다!"
읍내에 있는 '대박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 계약서를 썼다. 잔금일은 두 달 뒤. 철수는 잔금 1억 8천만 원과 등기 비용, 그리고 중개수수료를 꼼꼼히 계산했다. 인터넷에서 보니 토지 수수료는 0.9%라고 했다.
'2억 원의 0.9%면 180만 원이네. 매도인 아저씨랑 나랑 반반씩 내면 되니까, 내가 낼 돈은 90만 원이구나.'
철수는 알뜰하게 딱 90만 원을 봉투에 넣어 잔금 날 부동산을 찾았다. 모든 서류 절차가 끝나고, 중개사인 박 소장이 계산기를 두드리며 말했다.
"자, 수수료는 법정 상한 요율 0.9% 적용해서 180만 원 되겠습니다. 부가세는 별도고요."
철수는 귀를 의심했다. "네? 소장님, 180만 원이라뇨? 0.9%가 총액 아닙니까? 저랑 땅주인 아저씨랑 반반 내는 거 아니에요?"
박 소장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벽에 걸린 요율표를 가리켰다. "선생님, 여기 보세요. '중개보수는 쌍방으로부터 각각 받되...'라고 써 있잖아요. 아파트야 구간별로 요율이 다르지만, 토지는 그냥 0.9% 이내 협의예요. 제가 이 땅 문제 없는지 군청 왔다 갔다 하고, 묘지 확인하러 산 타고 얼마나 고생했는데 반반이라뇨."
철수의 얼굴이 붉어졌다. '각각'이라는 두 글자가 180만 원짜리 청구서가 되어 날아왔다. 봉투 속 90만 원은 너무나 초라해 보였다. 결국 철수는 비상금 통장을 헐어 180만 원을 이체했다. 흙냄새 나는 시골 인심만 믿고 법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대가였다. 돌아오는 길, 철수는 트럭 창밖으로 보이는 감자밭을 보며 중얼거렸다.
"감자 캘 때까지 숨만 쉬고 살아야겠네..."
3. 심층 분석: 농지 중개수수료, 왜 0.9%인가?
많은 분이 아파트 거래 경험을 바탕으로 토지 거래를 생각하다가 깜짝 놀라곤 합니다. 아파트는 0.4%, 0.5% 하던데 왜 농지는 0.9%나 될까요? 경험을 바탕으로 그 이유와 구조를 상세히 뜯어봅니다.
📝 1. 주택 외(토지, 상가)는 단일 구간
부동산 중개보수 요율표는 크게 '주택'과 '주택 외'로 나뉩니다.
주택(아파트, 빌라): 거래 금액에 따라 0.4% ~ 0.7% 등 구간이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요율이 낮게 책정된 편입니다.
주택 외(농지, 임야, 상가, 오피스텔 등): 금액 구간이 없습니다. 그냥 통틀어서 "거래 금액의 1천분의 9(0.9%) 이내에서 협의"입니다.
⛰️ 2. 토지 중개의 난이도 (경험담)
제가 현장에서 겪어본 바로는, 토지 중개는 아파트 중개보다 난이도가 5배는 높습니다.
권리 분석의 복잡성: 아파트는 등기부만 보면 되지만, 농지는 도로 유무(맹지 여부), 농지취득자격증명(농취증) 발급 가능성, 구거(도랑) 점용, 분묘기지권(남의 묘지) 등을 일일이 현장 가서 확인해야 합니다.
거래 빈도: 아파트는 한 달에 몇 건씩 거래되지만, 시골 땅은 1년에 한 건 팔릴까 말까 합니다. 이러한 리스크와 노력 때문에 법에서도 상한선을 0.9%로 높게 잡아둔 것입니다.
🤝 3. '각각' 부담의 원칙
법률 용어는 냉정합니다.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중개보수는 중개의뢰인 쌍방으로부터 각각 받는다"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즉, 2억 원짜리 땅을 거래했다면,
중개사가 받을 수 있는 총액 한도: 360만 원 (2억 x 1.8%)
매도인이 내야 할 최대 금액: 180만 원 (2억 x 0.9%)
매수인이 내야 할 최대 금액: 180만 원 (2억 x 0.9%)
4. 실전 가이드: 수수료, 호구 되지 않고 협의하는 법
0.9%는 '상한선'이지 '고정값'이 아닙니다. 여기서 여러분의 협상력이 발휘되어야 합니다.
💡 1. 계약서 쓰기 전에 말하라
가장 중요한 팁입니다. 도장 다 찍고 잔금 날 깎아달라고 하면 중개사도 사람인지라 기분 상해서 안 깎아줍니다.
매물 볼 때: "사장님, 이거 거래하게 되면 수수료는 0.5% 정도로 맞춰주실 수 있죠?"라고 넌지시 던지세요.
계약 전: "제가 예산이 빠듯해서 그런데, 수수료 부가세 포함해서 딱 OOO만 원에 해주시면 계약하겠습니다"라고 딜을 하세요.
📉 2. 상황별 적정 요율 (통상적인 관례)
법은 0.9%지만, 현장에서는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매우 핫한 땅 (매수자 대기 중): 중개사가 갑입니다. 0.9% 다 달라고 할 확률이 높습니다.
잘 안 팔리는 땅 (매도자 애원): 매도인은 빨리 팔기 위해 0.9% 이상(법정 초과라 위험하지만 컨설팅비 명목 등으로)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반면 매수인은 "사주는 게 어디냐"며 0.4~0.5%로 깎을 수 있습니다.
금액이 큰 땅 (10억 이상): 금액이 커지면 0.9%는 너무 큽니다. 보통 이럴 때는 0.5%~0.6% 선에서 합의를 많이 봅니다.
🧾 3. 부가세(VAT)는 별도입니다
"수수료 100만 원"이라고 합의했는데 나중에 110만 원 달라고 해서 싸우는 경우 많습니다.
일반과세자 중개사: 수수료의 10%를 부가세로 더 내야 합니다. (현금영수증/세금계산서 의무 발행)
간이과세자 중개사: 과거에는 부가세를 못 받았으나, 세법 개정으로 4% 수준의 부가세를 받을 수 있게 변경된 구간이 있으니 사업자등록증을 확인해야 합니다.
5. 자주 묻는 질문 (Q&A)
Q1. 농지 매매인데 0.9%보다 더 달라고 합니다. 줘도 되나요?
🅰️ 원칙적으로 0.9%를 초과하는 수수료는 불법입니다. 초과분은 무효이며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 중개가 아니라 토목 공사 허가, 분할 측량 대행 등 '컨설팅'이나 '용역' 업무가 포함된 경우에는 별도의 계약을 통해 추가 보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순수하게 땅만 소개해주고 더 달라는 것은 위법입니다.
Q2. 현금영수증 발행하면 수수료 더 내야 하나요?
🅰️ 아닙니다. 현금영수증 발행은 의무입니다. "현금영수증 안 끊으면 깎아주고, 끊으면 부가세 더 내라"는 식의 말은 탈세의 소지가 있습니다. 정상적인 중개사라면 부가세 포함 금액을 제시하고 영수증을 끊어주는 것이 맞습니다.
Q3. 매도인이 복비를 다 내기로 했습니다. 가능한가요?
🅰️ 네, 가능합니다. 당사자 간의 합의가 우선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평당 10만 원만 손에 쥐게 해주면, 나머지는 복비로 다 가져가라(순가중개계약 형태)"는 식의 거래가 시골에서는 종종 있습니다. 단, 이 경우에도 중개사가 가져가는 총액이 법정 한도(거래 금액의 0.9%)를 초과하면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보통은 "매수인의 중개보수를 매도인이 대납한다"는 특약을 넣고 진행하면 됩니다.
Q4. 땅값이 너무 싸서(500만 원) 수수료가 4만 5천 원인데, 중개사님이 30만 원 달래요.
🅰️ 소액 토지의 경우 0.9%대로 받으면 기름값도 안 나오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실무적으로는 소액 토지 거래 시 '최소 수고비' 명목으로 30~50만 원 정도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적으로는 위반이지만, 현실적으로 중개사가 움직여주지 않기 때문에 원만한 거래를 위해 협의하여 지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6. 글을 마치며
농지 거래는 아파트처럼 정형화되어 있지 않아 변수가 많고, 그만큼 중개사의 역량이 중요합니다. 0.9%라는 숫자가 커 보일 수 있지만, 맹지를 피하게 해주고 복잡한 농취증 문제를 해결해 주는 유능한 중개사라면 그 비용은 결코 아깝지 않은 '안전장치' 비용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서류만 써주면서 상한선을 고집한다면, 당당하게 협의를 요청하십시오. "수수료는 상한선 내에서 협의"라는 법의 문구는 여러분의 권리입니다.
여러분의 성공적인 귀농과 토지 투자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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