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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의로 시작한 '주소 빌려주기', 임대인에게는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임대업을 하다 보면 주변 지인들에게 종종 부탁을 받곤 합니다. "이번에 조그맣게 사업을 시작하려는데, 사무실을 구하기엔 돈이 없고 너희 집 빈방에 사업자 등록만 좀 하게 해주면 안 될까? 월세는 못 주지만 밥은 내가 살게."라는 식의 부탁이죠. 특히 질문자님처럼 다가구 주택을 소유하고 있고, 마침 공실이 있다면 '어차피 비워두는 방, 친구 좋은 일 시키자'라는 마음으로 흔쾌히 승낙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계약서도 없고 임대료도 없는 단순한 호의"가 세무 당국의 눈에는 "탈세의 온상"이나 "복잡한 과세 대상"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제가 직접 겪고 상담했던 사례들을 바탕으로, 이 상황에서 임대인이 짊어져야 할 리스크가 무엇인지, 왜 뜯어말리고 싶은지 그 이유를 하나하나 파헤쳐 드리겠습니다.
⚠️ 1. '면세 사업자'의 지위가 흔들립니다 (가장 큰 문제)
질문자님께서는 현재 세무서에 '일반 사업자(부가가치세 면세 사업자)'로 신고되어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는 주택 임대 용역이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즉, 사람이 사는 '주거용'으로 빌려줄 때만 면세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여기서 발생합니다. 지인이 그곳을 '창고'로 사용하고 '사업자 등록'을 한다는 것은, 해당 공간이 더 이상 주택이 아닌 '업무용(상가)'으로 쓰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과세 유형의 변경: 주택의 일부라도 상가나 사무실, 창고로 임대하게 되면 그 부분은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이 됩니다.
사업자 등록 정정 의무: 원칙적으로 질문자님은 면세 사업자가 아니라, 과세와 면세를 겸영하는 사업자로 정정 신고를 해야 합니다.
부가세 신고의 번거로움: 임대료를 받지 않더라도, 용도 변경에 따른 부가세 신고 의무가 생길 수 있으며, 만약 추후에라도 임대료를 1원이라도 받게 되면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부가세를 납부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단순히 "월세 안 받으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다가, 나중에 세무서로부터 "왜 주택 임대 사업자가 상가 임대를 하고 신고를 안 했느냐"는 소명 요청을 받을 수 있습니다.
📝 2. 계약서 없는 사업자 등록? 불가능합니다
"계약서 없이 사업자만 내고 싶다"는 지인의 말은 행정 절차상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세무서에서 사업자 등록증을 발급해 줄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서류 중 하나가 바로 '임대차 계약서'입니다.
무상임대차확인서: 임대료를 받지 않는다면 '무상임대차계약서' 또는 '무상사용승낙서'를 반드시 제출해야 사업자 등록이 나옵니다. 즉, 종이로 된 계약서는 무조건 써야 한다는 뜻입니다.
책임의 소재: 서류상으로 임대차 관계가 명확해지면, 건물주로서의 책임도 발생합니다. 만약 지인이 해당 주소지로 사업을 하다가 불법적인 일에 연루되거나 체납이 발생하여 압류 통지서가 날아온다면, 그 스트레스와 우편물 처리는 고스란히 건물주의 몫이 됩니다.
💰 3. '간주임대료'와 소득세 리스크
"돈을 안 받는데 무슨 세금이냐"라고 반문하실 수 있지만, 세법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부당행위계산 부인: 만약 그 지인이 가족이나 친척 등 '특수관계인'에 해당한다면, 임대료를 0원으로 책정하더라도 세무서에서는 "시세대로 받았다면 냈을 세금"을 계산해서 질문자님에게 과세할 수 있습니다. 이를 '부당행위계산 부인'이라고 합니다.
지인(타인)인 경우: 특수관계가 없는 타인이라면 무상 임대에 대해 증여세나 소득세를 강하게 매기지는 않는 편입니다. 하지만, 그 지인이 사업상 경비 처리를 위해 전기세나 관리비를 질문자님 통장으로 입금하고, 이를 '월세 성격'으로 오해받게 되면 졸지에 임대 소득이 발생한 것으로 간주되어 소득세와 건강보험료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 4. 명도(내보내기)의 어려움
제가 현장에서 보면서 가장 안타까운 경우가 바로 "계약서 없이 들어온 사람 내보내기"입니다. 처음에는 좋은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지인의 사업이 어려워져서 창고에 짐을 가득 쌓아두고 연락이 두절되거나, 공간을 험하게 써서 다가구 주택의 다른 세입자들에게 민원을 유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계약 해지의 모호함: 정식 임대차 계약서가 없다면 계약 기간도, 해지 사유도 불분명합니다. "방 빼라"라고 했을 때 상대방이 "무슨 소리냐, 나 사업자 등록 여기로 되어 있어서 못 나간다"라고 버티면 법적으로 매우 골치 아파집니다.
점유권 주장: 아무리 임대료를 안 냈어도, 적법하게 사업자 등록을 하고 점유하고 있는 세입자의 짐을 임대인이 임의로 빼낼 수 없습니다. 결국 명도 소송까지 가야 하는데,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 5. 주거용 건물 내 '비주거' 사용의 위법성
다가구 주택은 건축법상 '단독주택'으로 분류됩니다. 이곳을 주거 목적이 아닌 '창고'나 '사무실'로 사용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용도 외 사용'에 해당할 소지가 있습니다.
물론 소규모 공부방이나 작가 작업실 등은 유연하게 허용되기도 하지만, 물류를 적재하는 창고로 사용하다가 소음이나 화재 위험 등으로 주변의 민고가 들어가면 구청 건축과에서 실사를 나올 수 있습니다. 이때 불법 용도 변경으로 간주되면 원상복구 명령과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수 있는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A)
Q1. 지인이 "무상임대차확인서"만 써주면 된다는데, 이건 법적 효력이 있나요?
A. 네, 있습니다. 무상임대차확인서는 세무서에 제출하는 공적인 문서이며, 임대인이 해당 공간을 무상으로 빌려주었음을 증명하는 서류입니다. 이를 근거로 사업자 등록이 발급되므로, 사실상 임대차 계약서와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고 보셔야 합니다.
Q2. 창고로만 쓰고 사람은 안 산다는데, 전입신고는 안 하겠죠?
A. 사업자 등록을 하려면 전입신고와는 별개로 사업장 주소지 등록을 하게 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대항력(전입신고+점유)과는 다른 개념이지만,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을 여지가 생깁니다. 거주하지 않더라도 사업자 등록이 되어 있으면 세무서상으로는 그곳이 사업장입니다.
Q3. 나중에 문제 생기면 그냥 사업자 등록 말소시킬 수 있나요?
A. 임대인 마음대로 임차인의 사업자 등록을 직권 폐업시킬 수 없습니다. 관할 세무서에 "이 사람이 사업을 하지 않고 있다"라고 제보하여 세무서장이 직권 말소하도록 유도해야 하는데, 이를 입증하기 위해 현장 실사가 필요하고 과정이 꽤 까다롭습니다. 지인이 스스로 폐업 신고를 해주지 않으면 주소지가 계속 묶여 있어 다음 세입자를 받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깁니다.
Q4. 전기세나 수도세는 어떻게 정산하나요?
A. 다가구 주택은 보통 계량기가 통합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창고로 쓰면서 전기를 많이 쓴다면 누진세 때문에 기존에 살던 집주인이나 다른 세입자의 관리비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별도 계량기가 없다면 1/n로 나누기도 애매해서 분쟁의 씨앗이 됩니다.
🚀 문제 해결 결말: 거절하는 것이 서로를 지키는 길입니다
결론을 내려드리겠습니다. 하지 않으시는 것을 강력하게 권장합니다.
지금의 "계약서 없이, 돈 없이"라는 조건은 임대인에게 '세무적 리스크(면세 사업자 지위 상실 위험)', '법적 리스크(명도 및 책임 소재)', '관계적 리스크(지인과의 불화)' 등 3중고를 안겨줄 수 있는 최악의 조건입니다.
만약 정말로 지인을 돕고 싶으시다면, 다음의 원칙을 지키셔야 합니다.
정식 계약서 작성: 월세가 0원이라도 보증금을 소액이라도 걸고, 특약 사항에 "주거용이 아닌 창고 용도로만 사용함", "계약 종료 시 즉시 사업자 등록을 폐업함", "관리비는 별도 부과함" 등을 명시한 표준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하세요.
세무 상담 선행: 관할 세무서나 세무사에게 "주택 임대 사업자인데 공실 하나를 무상으로 창고 임대 줄 경우 면세 사업자에 영향이 있는지"를 정확히 확인받으세요. (대부분 과세 사업자로의 정정을 요구받을 것입니다.)
기간 설정: "언제까지"라는 기간을 명확히 못 박으세요. 기한 없는 호의는 권리가 됩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씀드려, 월세 몇십만 원 받자고 사업자 유형을 바꾸고 복잡한 세금 문제에 얽히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큽니다. 지인분께는 "세무서에 알아봤더니 주택임대사업자라 상가(창고) 용도로 사업자 등록을 내주면 세무 조사 대상이 될 수 있고 과태료가 나올 수 있어서 어렵겠다"라고 정중히, 그러나 단호하게 거절하시는 것이 가장 현명한 해결책입니다. 그것이 귀하의 재산과 지인과의 우정을 모두 지키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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