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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끗한 등기부, 그 뒤에 숨겨진 그림자
"아들, 이번에 계약한 집 등기부등본 봤는데 융자도 하나도 없고 아주 깨끗하더라. 집주인도 사람이 참 좋아 보여."
어머니의 들뜬 목소리에 현수는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꼈다. 평생 모으신 돈으로 마련하는 노후 주택이었다. 부동산에서 건네줬다는 등기부등본을 사진으로 받아보았다. 정말 이상하리만큼 깨끗했다. '을구(소유권 이외의 권리)'가 텅 비어 있었다. 지어진 지 20년이 넘은 아파트인데, 그동안 대출 한 번 안 받고 거래가 되었다고?
현수는 직감적으로 무언가 빠졌음을 느꼈다. 그는 당장 인터넷 등기소에 접속했다. 부동산 중개인이 뽑아준 '현재유효사항' 만 나오는 서류가 아닌, 집의 탄생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역사가 담긴 '말소사항포함'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았다.
출력 버튼을 누르자 프린터가 쉴 새 없이 종이를 뱉어냈다. 1장짜리였던 서류가 10장으로 늘어났다. 그 안에는 충격적인 진실이 숨어 있었다. 현 주인이 10년 전부터 사채업자로 의심되는 개인에게 수차례 근저당을 설정했다가 갚기를 반복했고, 심지어 3년 전에는 가압류가 걸렸다가 겨우 해제된 기록이 빼곡했다. 겉으로는 깨끗해 보였지만, 속은 곪아있는 집이었다. 현수는 떨리는 손으로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버지, 잔금 치르기 전에 잠깐 제 말 좀 들어보세요."
💡 핵심 요약 (결론부터 말씀드립니다)
질문자님, 결론부터 명확하게 말씀드립니다. 현재 보시는 등기부등본이 너무 깨끗하다면 발급 종류를 확인하셔야 합니다.
10년 전 기록 확인 가능: 네, 가능합니다. 대법원 인터넷 등기소에서 [말소사항 포함]으로 발급받으면 10년 전은 물론,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전산화된 이후의 모든 기록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전 기록은 [폐쇄등기부]를 통해 확인 가능합니다.
융자 기록이 없는 이유: 현재 가지고 계신 서류가 [현재유효사항] 모드로 발급되었기 때문일 확률이 99%입니다. 이 모드는 이미 갚아서 없어진(말소된) 대출 기록은 보여주지 않고 싹 지워서 보여줍니다.
융자 확인 방법: [말소사항 포함]으로 재발급 받으시면, 과거에 대출을 얼마를 받았고 언제 갚아서 빨간 줄(말소)이 그어졌는지 모조리 나옵니다. 현재 융자가 '0원'이라면 [을구]의 순위번호 아래에 살아있는(선이 안 그어진) 근저당권이 없어야 정상입니다.
STEP 1. 📜 등기부등본의 종류: 무엇을 발급받아야 할까?
부동산 중개소에서는 보통 계약 당일 물건의 깔끔함을 보여주기 위해 '현재유효사항'만 출력해서 보여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집의 역사를 보려면 옵션을 바꿔야 합니다.
1. 현재유효사항 (기본 설정)
특징: 현재 효력이 있는 권리만 보여줍니다.
단점: 과거에 경매가 넘어갔었는지, 압류가 있었는지, 대출을 얼마나 자주 받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비유: 범죄 경력은 숨기고 현재 직업만 적힌 이력서와 같습니다.
2. 말소사항포함 (필수 확인!)
특징: 해당 부동산이 지어지고 등기부가 전산화된 이후의 모든 역사가 나옵니다.
장점: 갚아서 사라진 대출(근저당), 해제된 가압류, 소유권 이전 내역 등이 빨간 줄(취소선)이 그어진 채로 모두 표시됩니다.
확인법: 집주인의 신용 상태나 집의 권리 관계가 얼마나 복잡했는지를 파악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3. 폐쇄등기부 (아주 오래된 집)
특징: 등기부가 전산화되기 전(대략 1998년~2003년 이전)의 종이 등기부를 이미지로 스캔한 것입니다.
용도: 20년 이상 된 구축 주택이나 토지의 경우, 전산화 이전의 아주 옛날 주인을 찾거나 과거 권리 관계를 볼 때 사용합니다. 질문하신 10년 전 기록은 일반 등기부(말소사항포함)에서도 충분히 나옵니다.
STEP 2. 🔍 등기부등본 뜯어보기: 융자(대출) 확인하는 법
등기부등본은 크게 세 파트로 나뉩니다. 표제부(집의 스펙), 갑구(주인), 을구(빚)입니다. 융자는 '을구'를 봐야 합니다.
1. 표제부 (집의 정체)
여기는 건물의 면적, 층수, 주소 등이 나옵니다. 내가 계약하려는 집의 주소와 동호수가 정확히 일치하는지 확인하세요.
2. 갑구 (소유권에 관한 사항)
내용: 집주인이 누구인지, 언제 집을 샀는지 나옵니다.
주의할 점 (말소사항 포함 시): 주인이 너무 자주 바뀌었다면 주의해야 합니다. 단기 투기 세력이 거쳐 갔거나 집에 하자가 있어 손바뀜이 잦은 것일 수 있습니다.
압류/가압류/경매개시결정: 이런 단어가 보인다면, 설령 말소(빨간 줄)되었다 하더라도 집주인의 채무 관계가 복잡하다는 뜻이니 계약 시 특약을 꼼꼼히 넣어야 합니다.
3. 을구 (소유권 이외의 권리 = 융자)
여기가 핵심입니다.
근저당권설정: 이것이 바로 은행 대출(융자)입니다.
채권최고액: 은행은 보통 빌려준 돈의 120%~130%를 설정합니다. 예를 들어 채권최고액이 1억 2천만 원으로 적혀있다면, 실제 대출 원금은 약 1억 원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말소된 기록: [말소사항 포함]으로 뽑았을 때, '1번 근저당권 설정' 글자 위에 빨간 실선이 그어져 있고, 그 밑에 '1번 근저당권 말소'라고 적혀 있다면 "돈을 다 갚아서 빚이 없다"는 뜻입니다.
살아있는 기록: 빨간 줄 없이 검은 글씨로 선명하게 남아있다면 현재 갚아야 할 빚이 있는 것입니다.
💡 팁: 집주인이 "융자 다 갚았는데 등기소 갈 시간이 없어서 말소를 안 했다"라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절대 믿지 마세요. 서류상 말소되지 않으면 빚은 있는 겁니다. 잔금일에 은행 가서 말소 처리하는 조건으로 계약해야 합니다.
STEP 3. 🖥️ 직접 발급받는 방법 (따라 해 보세요)
부동산에서 주는 서류만 믿지 마시고, 부모님을 위해 직접 확인해 보세요. 스마트폰이나 PC로 5분이면 됩니다.
사이트 접속:
접속 (PC/모바일 앱 가능)대법원 인터넷 등기소 열람/발급 선택: '열람하기'(700원)를 누릅니다. (출력 안 하고 화면으로만 봐도 충분합니다.)
주소 입력: 매매하려는 집 주소를 정확히 입력합니다.
★가장 중요★ 등기기록 유형 선택: 여기서 [말소사항포함]을 반드시 선택하세요. 기본값은 [현재유효사항]으로 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결제 및 확인: 700원 결제 후 화면에 뜨는 등기부등본의 '을구'를 꼼꼼히 살피세요.
📊 한눈에 보는 등기부등본 유형 비교
가독성을 위해 표로 정리해 드립니다.
| 구분 | 현재유효사항 (기본) | 말소사항포함 (상세) | 폐쇄등기부 |
| 정보의 양 | 현재 살아있는 권리만 표시 | 과거의 모든 이력 표시 | 전산화 이전 옛날 기록 |
| 융자 확인 | 현재 갚지 않은 대출만 보임 | 갚은 대출, 못 갚은 대출 모두 보임 | 아주 옛날 대출 기록 |
| 페이지 수 | 보통 1~3장 내외 | 수십 장이 될 수도 있음 | 이미지 파일 형태 |
| 추천 상황 | 단순 주소/소유자 확인용 | 매매 계약 전 필수 확인용 | 재개발/토지 히스토리 파악용 |
❓ 자주 묻는 질문 (Q&A)
Q1. 융자가 '0원'이라고 하는데, 전세권 설정은 뭔가요?
A. 전세권도 빚입니다.
'을구'에 근저당(은행 빚)은 없는데 '전세권 설정'이 있다면,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전세보증금이 있다는 뜻입니다. 매매 시 이 전세권을 인수하는 조건인지, 말소하는 조건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Q2. 10년 전 기록을 봤는데 가압류가 엄청 많았다가 다 지워졌어요. 계약해도 될까요?
A. 신중하셔야 합니다.
현재는 말소되어 깨끗하더라도, 과거에 가압류나 압류가 빈번했다면 집주인의 경제 상황이 불안정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만약 잔금을 치르기 전이나 소유권 이전 등기 사이에 또 다른 압류가 들어올 리스크가 있습니다. 이 경우 잔금일 당일 아침에 등기부등본을 다시 한번 떼보고, '권리보험' 가입을 고려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Q3. 등기부등본에 안 나오는 빚도 있나요?
A. 네, 있습니다.
임차권 등기 없는 전월세 보증금: 집주인이 세입자를 들였는데 세입자가 전입신고만 하고 확정일자만 받았다면 등기부에는 안 나옵니다. (매매 시 '전입세대 열람 내역'을 따로 떼어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체납 세금: 집주인이 국세/지방세를 체납해서 집이 압류되기 직전이라도, 등기부에 압류 등기가 올라가기 전까지는 알 수 없습니다. (매매 계약 시 '국세/지방세 완납 증명서'를 요구해야 합니다.)
🏁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지혜
부동산 거래, 특히 부모님의 노후 자금이 들어가는 거래는 아무리 조심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융자 없다", "깨끗하다"는 말은 귀로 듣지 마시고, 반드시 내 눈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 700원을 투자해서 [말소사항 포함] 등기부등본을 열어보세요. 10년 전, 아니 그보다 더 오래전 이 집이 겪어온 풍파를 확인하고 나면, 이 거래가 안전한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눈이 생기실 겁니다.
질문자님의 꼼꼼한 확인으로 부모님의 소중한 보금자리를 안전하게 지켜드리길 응원합니다. 혹시 등기부 해석이 어렵다면 중요 개인정보를 가리고 전문가나 커뮤니티에 조언을 구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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