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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만료 전 이사를 준비하다 보면 가장 피 말리는 순간이 바로 들어올 세입자와 나갈 날짜를 맞추는 것입니다. 그런데 공인중개사가 "새로운 세입자가 계약하기로 했으니 이사 준비하세요"라고 해서 덜컥 다른 집을 계약했는데, 알고 보니 그 계약이 무산되었고 중개사가 이 사실을 제때 알려주지 않았다면 어떻게 될까요?
믿었던 도끼에 발등 찍힌 격으로, 졸지에 양쪽 계약이 꼬여버려 금전적 손해까지 보게 된 상황. 오늘은 공인중개사의 '통지 의무 위반'에 따른 책임 소지와 손해배상 가능성, 그리고 억울한 중개 수수료 조항에 대해 명쾌하게 정리해 드립니다.
공인중개사의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위반
⚖️ 단순한 전달자가 아닙니다
공인중개사법과 민법에 따르면, 공인중개사는 의뢰인에게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선관주의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집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거래 당사자에게 중요한 사실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전달해야 할 의무를 포함합니다.
질문자님의 경우, 부동산 측에서 "입주 가능하고 계약서를 쓰겠다"고 확정적인 뉘앙스를 풍겼고, 이를 믿고 질문자님은 새로운 집을 계약했습니다. 그런데 그 후 계약이 불발되었다면, 부동산은 즉시 질문자님에게 "계약이 취소되었으니 새로운 집 계약을 멈추거나 미루라"고 알려줬어야 합니다.
이 중요한 사실을 알리지 않아(통지 의무 태만) 질문자님이 돌이킬 수 없는 계약을 진행하게 만들었다면, 이는 명백한 중개 과실에 해당할 소지가 매우 큽니다. "연락드리려고 했다"는 변명은 법적으로 책임을 면피하기 어려운 안일한 대처입니다.
손해배상 청구 가능 범위와 핵심 증거
💸 계약금 날린 돈, 받을 수 있을까?
중개사의 과실로 인해 금전적 손해가 발생했다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합니다. 이때 손해배상의 범위는 통상적으로 질문자님이 입은 실질적인 피해 금액이 됩니다.
예상되는 피해: 새로운 집 계약금 몰수액, 위약금, 이사 준비 비용 등 핵심 쟁점: 부동산이 얼마나 '확정적'으로 말했는가
만약 부동산이 "가계약금이 들어왔으니 안심하고 진행하세요"라고 했거나, "날짜 확정됐습니다"라고 명확히 말했다면 책임이 무겁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할 것 같아요" 정도의 뉘앙스였다면 다툼의 여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통화 녹음, 문자 메시지 내역 등 중개사가 계약 성사를 확언했던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중개 수수료 지급 조항의 부당성
📝 과실이 있는데 수수료를 줘야 하나요?
질문자님이 보신 계약서 조항(고의 과실 없이 해제되어도 수수료 지급)은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준약관이나 일반적인 중개 실무에서도 통용되는 내용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 조항의 전제 조건은 '공인중개사의 고의나 과실 없이'입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중개사의 과실(통지 누락)입니다. 중개사가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아 계약이 깨지거나 의뢰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공인중개사법 제25조 및 제30조에 따라 중개업자는 고의 또는 과실로 거래 당사자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따라서 중개 사고를 낸 부동산에 수수료를 줄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책임이 없다"고 발뺌하는 것은 전형적인 방어 태세일 뿐, 법적으로는 귀책사유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Q&A: 답답한 속 시원하게 뚫어드립니다
Q1. 부동산에서 책임이 없다고 계속 우기면 어떻게 하죠?
A. 말로 싸우기보다 내용증명을 보내세요. "귀 사무소의 통지 누락으로 인해 타 계약을 진행하여 금전적 손해가 발생했음"을 명시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의사를 문서로 남겨야 압박이 됩니다. 관할 구청 지적과(부동산 담당 부서)에 민원을 넣는 것도 강력한 방법입니다.
Q2. 새로운 집 계약금을 날리게 생겼는데 전액 보상 가능한가요?
A. 전액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법원은 통상적으로 의뢰인에게도 '최종 확인의 책임'을 일부 묻습니다. 즉, 부동산 말만 믿지 말고 계약금이 들어왔는지 집주인에게 한 번 더 확인했어야 한다는 이유로 과실 상계(예: 5대5 또는 7대3)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개사의 과실이 명백하다면 상당 부분 보전받을 수 있습니다.
Q3. 아직 계약서를 안 썼는데 구두 계약도 계약인가요?
A. 구두 계약도 계약이지만, 부동산 거래에서는 가계약금(증거금)이 오갔는지가 중요합니다. 만약 세입자가 돈 한 푼 안 걸고 말로만 "할게요" 했다가 취소한 것이라면, 부동산도 억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부동산은 "돈이 아직 안 들어왔으니 확실하지 않다"고 질문자님께 주의를 줬어야 합니다.
Q4. 수수료 조항 때문에 무조건 돈을 줘야 하나요?
A. 아닙니다. 해당 조항은 변심 등으로 계약이 파기됐을 때 중개사의 노력을 인정해 주는 것이지, 중개사가 일을 망쳤을 때도 돈을 주라는 뜻이 아닙니다. 과실이 입증되면 수수료 지급 의무는 없습니다.
마치며
믿었던 전문가의 안일한 태도 때문에 얼마나 황당하고 화가 나실지 짐작이 갑니다. 현재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객관적인 증거(문자, 녹취)를 모으는 것입니다.
부동산의 "연락드리려 했다"는 말은 업무 태만을 자인하는 꼴입니다. 이를 근거로 관할 지자체 민원 제기와 손해배상 청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시어 소중한 자산을 지키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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